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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배송 없앤다더니…전산 입력만 10시 전에 '완료'

심야배송 없앤다더니…전산 입력만 10시 전에 '완료'
입력 2020-12-17 20:37 | 수정 2020-12-1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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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50대 택배 기사가 배송 도중, 트럭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과로가 불러오는 대표적인 질환, 뇌출혈이었습니다.

    택배 회사들은 진작에 노동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여러 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장은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영익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

    지난 14일, 택배 노동자 58살 한모씨가 차량 운전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한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뇌출혈 수술을 받았고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뇌출혈은 과로의 대표적 증세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진택배 기사]
    "그 분이 쓰러지시는 바람에 제가 대신 오게된거죠. 그 분이 하던 거를 동료와 둘이 나눠서 하고 있는데, 합치면 3백개? 400개? 300개면 많은거죠."

    택배 3백개는 한 씨가 오전 분류작업을 마친 뒤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쉬지않고 일해 2분에 1개 꼴로 배송해야 하는 양입니다.

    한진택배는 두 달 전 택배 노동자의 과로를 막겠다며 대책을 내놨습니다.

    밤 10시 이후의 심야배송 중단, 전국 사업장에 분류작업 지원인력 1천 명을 투입한다는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심야배송은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노동자들은 밤 10시 이전에 '배송을 완료했다'고 전산에 입력한 다음, 10시 이후에 여전히 배달업무를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조완재/한진택배 기사]
    "밤 10시 이전에 배송완료를 다 입력하고, 그 이후부터 남아있는 물량을 다시 배송을 하거든요. 그럼 결국에는 10시 이후, 11시, 12시..."

    이 때문에 배송이 완료됐다는 연락은 받았지만 물건은 받지 못한 고객들의 항의만 폭증했다고 합니다.

    [조완재/한진택배 기사]
    "배송완료로 입력하고 나면, 고객들은 '왜 물건은 없냐', '배송완료라는데 물건은 어딨냐', 이 전화만 보통 하루에 50통에서 많게는 100통까지 옵니다."

    노조측은 택배기사들의 분류업무를 덜어주기 위한 인력 지원도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강민욱 쟁의국장/택배연대노조]
    "한진택배는 없습니다, 현재. (분류지원인력이) 투입된 곳은 없다. 소나기만 피하자라는 생각으로 안이하게 과로사 대책을 발표한게 아닌가..."

    이에 대해 한진택배 측은 심야배송은 사라졌고, 택배분류 인력은 내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라면서도, 지금까지 몇 명이 투입됐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영익입니다.

    (영상취재 : 전승현 / 영상편집 :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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