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시장 상인들의 임대료와 보증금을 일제히 올린 공공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시 농수산 식품 공사인데요.
공사 측은 도매 상인들은 장사가 잘 돼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상인들은 현실을 모르는 얘기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윤상문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전국의 과일과 채소가 모이는 서울 가락시장.
마트나 식당 같은 소매상에게 농산물을 판매하는 이 시장에는 1천여 개의 도매 점포가 들어서 있습니다.
[도매 상인 - 마트 상인]
"(거기가 오히려 얘보다 더 위의 급이에요.) 이걸로 하자. 이게 얼마라고? (이게 더 나아. 2만 3천원) (가격이) 너무 세다."
하지만 식당이나 장례식장 등 거래처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지면서 도매 시장에도 한파가 몰아쳤습니다.
[유형선/도매상인]
"3, 4월이면 (코로나19가) 잡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하반기 지난 뒤부터 많이 어려워지고 있어요."
그런데 더 속 터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서울시가 코로나 사태로 이후 2월부터 열 달간 절반으로 깎아줬던 일부 점포의 임대료가 원상 복구되는 상황.
여기에 시장을 운영하는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는 내년 임대료와 보증금을 5%씩 올리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유형선/도매상인]
"(정부는) 건물주한테는 임대료를 동결하라고 해놓고 공사에서 임대료 올린다는 건 시대에 역행하는 거잖아요."
공사 측은 처음부터 임대료가 '특혜' 수준으로 낮았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상인들이 피해는 거의 없어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서경남/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농산팀장]
"거래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1%(로 증가했고)..(원래도) 시설 사용료를 매우 낮게 받고 있습니다."
중매인들의 농산물 총 구입 금액이 늘어 장사가 잘 된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상인들은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반발했습니다.
[최혁/도매상인]
"중도매인들이 어떻게 장사하는지 한 번씩 와서 시찰이라도 한번 해 봤으면…"
긴 장마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해 거래금액이 늘어난 건 맞지만 이익은 줄었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입니다.
[정인실/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장]
"학교 급식이나 호텔 납품하는 사람들, 뷔페 식당 (납품하는 사람들) 전부 전멸이거든요."
공사 측이 관리하는 강서시장, 양곡시장과 가락시장의 소매 상점까지 임대료와 보증금도 모두 올리겠다는 상황.
[이승연/축산물 상인]
"더 장사가 안되는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지금 임대료를 올린다는 건 말이 안되는 거죠."
상인들은 지난해 80억 원의 적자를 낸 공사가 임대료를 올려 이를 메우는 것이라며 인상 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고헌주 김재현 / 영상편집: 송지원)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윤상문
[단독] '임대료' 올린 공공기관…"장사 잘 돼 문제없다"?
[단독] '임대료' 올린 공공기관…"장사 잘 돼 문제없다"?
입력
2020-12-21 20:20
|
수정 2020-12-21 20:22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