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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주변은 온통 회색빛…"20년 넘게 고통"

저수지 주변은 온통 회색빛…"20년 넘게 고통"
입력 2020-12-21 20:33 | 수정 2020-12-2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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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전북 정읍의 한 마을 주민들이 숨 막히는 비산 먼지와 수질 오염 때문에 20년 넘게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 마을 주변에서만 무려 5군데서 석산 개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허현호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저수지 주변이 온통 회색 돌 가루로 뒤덮였습니다.

    암반을 깎아 골재를 채취하는 인근 석산에서 쓸려내려온 겁니다.

    하천 바닥에도 눈에 보일 정도로 새하얗게 돌가루 찌꺼기가 뒤덮였습니다.

    석산과 가까운 쪽 저수지에는 이렇게 돌가루들이 제 가슴 높이만큼 높게 쌓여있습니다.

    주변 마을과 저수지에 인접한 석산은 무려 5곳.

    주민들은 저수지 오염은 물론 날림 먼지와 소음 피해로 무려 20년 넘게 고통 받아왔다고 말합니다.

    [홍정용/인근 주민]
    "이렇게 뿌옇게 쌓인 돌가루를 직접적으로 마시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행정 관청에 신고를 해도…"

    저수지 인근 석산 개발 현장입니다.

    2년 가량 가동이 중단됐지만, 다른 공사 현장에서 들여온 돌덩이를 파쇄해 다시 골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흘러나온 물에서 돌가루를 가라앉히는 침사지를 설치해 놨지만, 업체 측은 여름철 비가 많이 와 저수지로 흘러내려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석산 개발업체 관계자]
    "홍수가 나면 어느 한계치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넘어서면 흙더미가, 흙이 떨어져 나가서 그럴 수 있는데... 저수지는 그래서 항상 어떤 기간이 되면 준설을 하게 돼 있잖아요."

    환경단체는 하천 생물의 서식지 파괴는 물론, 공기 중에 떠다니는 비산먼지가 주민들의 건강까지 위협한다며 걱정했습니다.

    [이정현/전북 환경운동연합]
    "지금 이렇게 석분(돌가루)이 쌓일 정도면 평상시에 사업장 내부에 관리되지 않는 돌먼지나, 도로변에 날려가지고 쌓여있던 돌가루들이 굉장히 많이 날리는 상황일 거라고 보이고요."

    이 와중에 개발이 완료된 또 다른 석산에서는 10년 동안 6만 제곱미터를 더 개발하겠다고, 지난 10월 확장 허가를 받았습니다.

    업체가 낸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정읍시는 허가 해주지 않을 근거가 없다며 항소조차 포기했습니다.

    비산먼지로 인한 주민 건강 문제 역시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별도 조사는 실시하지 않겠다는 상황.

    삶의 터전을 빼앗길 것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최인수(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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