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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외롭지 않았는데"…더 쓸쓸해진 연말

"그나마 외롭지 않았는데"…더 쓸쓸해진 연말
입력 2020-12-21 20:40 | 수정 2020-12-2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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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19로 무료 급식소에서 식사를 못하게 되면서, 독거 노인 같은 취약 계층에게 급식 대신 간편식이 제공 되고 있습니다.

    덜 모이고 덜 접촉을 하다보니 감염 위험은 줄었지만, 안 그래도 외로운 취약 계층의 연말은 더욱 쓸쓸해 졌습니다.

    이다현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경로식당에 모여 앉아 밥을 먹는 대신, 양손에 검은 봉지를 받아듭니다.

    "(맛있게 드세요.) 예, 수고하십시오."

    봉지 안에 든 건 전복죽과 즉석밥 등 일주일 동안 먹을 음식들입니다.

    [유옥단/광주 서동]
    "하루만 고생하면 되잖아. 날 한 번만. 사람들하고 안 부딪히고, 늦게 와서 이것 타 가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겐 집으로 음식을 직접 가져다 줍니다.

    "(저예요, 어머니. 도시락 가지고 왔어요, 도시락.) 안녕하세요."

    음식을 주고 받는 동안 짧게나마 안부도 묻고, 건강 상태도 점검합니다.

    "가끔 방 환기도 시키고 그러세요.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백안나/광주시 불로동]
    "노인들은 왜 병자도 있거든. 그런 사람들은 더 좋고. 저는 아프니까, 밥을 제때 못 먹으니까…"

    혼자 사는 노인들도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지만, 상하지 않는 음식 위주로 식단을 짜다 보니 영양 측면에선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외로운 노인들이 모여앉아 밥과 함께 세상사는 얘기를 나누던, 동네 사랑방 같던 공간이 사라진 것이 아쉽다고 합니다.

    [조영도/분도와안나개미꽃동산 총무이사]
    "어르신들은 고령층이다 보니까, 코로나 백신 접종이 끝나기 전까지는 현장 급식은 아마 어렵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무료급식소에서 식사를 못하게 된 지도 어느새 1년이 다 돼갑니다.

    외롭고 소외된 취약 계층들이 맞는 또 한번의 연말이 올해따라 유난히 쓸쓸한 이유입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영상취재: 김상배(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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