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의 한 아파트 동대표가 경비원에게 자신의 이삿짐을 나르게 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전해 드린바 있습니다.
조사 결과 각종 갑질 뿐 아니라 천 만원이 넘는 관리비를 빼돌린 사실까지 드러나 결국 구속이 됐고, 아파트에서도 쫓겨 나게 됐습니다.
김수근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6월,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경비원 2명이 이사 차량에 침대 매트리스를 싣고 있습니다.
흰 모자를 쓴 한 남성이 차량 주변을 분주히 오가며 경비원들에게 지시하는 모습입니다.
[경비원 A씨]
"침대도 엄청나게 커요. 자전거를 집에서 타는 큰 철 덩어리, 그것도 있어요. 둘이 그것도 내리면서 얼마나 힘이 들던가. 이제 진짜 눈물이 나더라고요 정말, 지금도 눈물이 나오는데…"
자신과 딸의 이삿짐을 옮기는 데 경비원들을 동원한 남성은 이 아파트 동대표인 60대 김 모 씨.
김 씨의 '갑질'을 참다 못한 주민들의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조사 결과 김 씨의 '갑질'은 이뿐이 아니었습니다.
경비원들에게 아파트에 텃밭까지 관리하게 했고, 자신의 자녀 결혼식 축의금도 강요했습니다.
[경비원 A 씨]
"안 하면 잘리는데 어떡해요. 하여튼 예를 들어서 이거 옮겨, 옮기라면 옮겨야 돼요. 살벌하게 해요. 살벌하게."
심지어 아파트 관리비 1천여만 원을 빼돌리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각목을 휘둘러 위협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김 씨를 이달 초 강요 등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이 아파트를 관리하는 서울주택도시공사는 동 대표 김 씨에게 6개월 안에 아파트를 떠나라고 명령했습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
"임대차 계약서에 관리규약을 위반하면 퇴거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거든요. 업무방해나 횡령, 갑질 등 이런 게 해당이 돼요, 관리규약 위반에."
'갑질'과 비리를 저지른 동대표에게 퇴거 명령까지 내려진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김 씨가 6개월 안에 이사가지 않으면 법원을 통해 강제로 퇴거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취재 : 김우람 / 영상편집 :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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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수근
구속되고 쫓겨나고…경비원 '갑질' 인과응보
구속되고 쫓겨나고…경비원 '갑질' 인과응보
입력
2020-12-23 20:33
|
수정 2020-12-2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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