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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운전에 '하반신 마비'…한 달간 뭉갠 경찰

만취 운전에 '하반신 마비'…한 달간 뭉갠 경찰
입력 2020-12-28 20:41 | 수정 2020-12-2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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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달 출근을 하던 50대 가장이 만취한 60대가 몰던 차량에 치여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넘도록 경찰 수사는 제대로 진척되지 않았고, 가해자에게 윤창호 법도 적용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SUV차량이 앞 뒤로 심하게 찌그러져 반으로 구겨지다시피 부서졌습니다.

    사고가 난 건 지난달 30일 오전, 출근 차량으로 붐비던 경기도 김포의 한 교차로였습니다.

    이곳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산타페 차량을 가해 차량이 달려와 그대로 들이받았습니다.

    충격이 워낙 컸다 보니, 산타페를 포함한 차량 3대가 줄줄이 추돌 피해를 당했습니다.

    앞 차 2대의 운전자 2명은 경상이었지만, 강한 충격을 받고 사이에 낀 산타페의 운전자는 크게 다쳤습니다.

    [자동차 공업사 관계자]
    "폐차를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아예 수리 견적도 안 내신 거예요?) 안 내요, 많이 망가진 것은."

    아침 출근길에 날벼락 같은 사고를 당한 피해 운전자는 서울 집에서 업무차 김포로 향하던, 두 자녀를 둔 58세 맞벌이 가장이었습니다.

    피해 남성은 결국 척추 신경 손상으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습니다.

    61살 남성인 가해 운전자는 사고 직후 혈중알코올농도가 0.250%, 면허 취소 수치의 3배가 넘는 만취 상태였습니다.

    음주 운전 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여서 명백한 '윤창호법' 적용 대상입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는 거북이 걸음이었습니다.

    단순 음주운전으로만 입건한 것부터 석연치 않았습니다.

    가해자도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중이라 조사를 제대로 못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경찰 관계자]
    "절차대로 지금 수사를 하고 있고요. (피해자와 가해자) 두 분 다 많이 다쳐서 병원에 계시니까 조사를 못 했고…"

    하지만 윤창호법을 적용할지 말지가 검토할 사안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경찰의 태도는 피해자 가족들이 언론을 통해 엄벌을 촉구한 뒤에야 뒤바뀌었습니다.

    오전까지만 해도 검토하겠다고 했던 윤창호 법 적용 여부.

    [경찰 관계자]
    "그것은 지금 조사를 안 해 가지고, 단정적으로 어떤 법률을 적용한다고 말씀드리기 좀 어려울 것 같은데…"

    하지만 사건이 공개된 오늘, 오후가 돼서야 경찰은 가해자에게 윤창호법을 추가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만취 음주운전 치상 사건이 발생한 지 거의 한 달만입니다.

    [정경일/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혈중알코올농도만 봐도) 그 당시에 수사 기관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하다는 것을 경험칙으로 알 수 있거든요. (적용)하면 되는데, 수사가 미진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가해자와 통화만 했다는 경찰.

    경찰은 이 또한 오늘에서야 병원을 찾아가 직접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 취재: 이준하 / 영상 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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