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이문현

'군기' 잡으려 새벽에 소집…위치 추적까지?

'군기' 잡으려 새벽에 소집…위치 추적까지?
입력 2020-12-31 20:29 | 수정 2020-12-31 20:30
재생목록
    ◀ 앵커 ▶

    배달 대행 1위 업체인 '생각대로'의 서울 강남지역 관리자가, 대리점주들에게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일이 많다며 휴가나 여행을 금지하고 하루 두번씩 위치를 보고하도록 하는가 하면, 새벽에 갑자기 전체 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는데요.

    대리점주들은 계약이 해지될까봐 이걸 다 참아야만 했습니다.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에서 배달대행 대리점을 운영 중인 30대 김모씨.

    김씨가 계약을 맺고 3년간 일한 업체는 배달대행 1위인 '생각대로'.

    생각대로 측에서 음식배달 일은 많이 줬지만, 문제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김모씨/전 '생각대로' 대리점주]
    "군인의 신분도 아니고, 계속 감시 당하는 느낌이었죠, 계속… 개인적인 업무를 볼 수도 없고, 저는 강남에만 있어야 되는 사람(이 된 거죠)."

    생각대로의 강남 지역 대리점주들을 관리하는 A씨가 점주들에게 보낸 단체 문자입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두달간 휴가는 금지.

    경기도를 벗어나는 건 불가하다고 돼있습니다.

    올초엔 한 대리점주가 해외여행을 다녀오겠다고 하자, 여행 이틀전 못가게 하면서 공개 망신을 주기도 했습니다.

    위치 보고도 시켰습니다.

    대리점주들은 어디서 뭘 하는지 하루 두번씩 단체대화방에 보고해야 했는데, 위치 확인이 안 되는 점주들에겐 라이더들이 쓰는 GPS 앱을 켜 실제 위치를 인증하도록 했습니다.

    월급 주는 직원에게도 못 할 휴가 금지와 위치 추적 등을, 계약 관계인 대리점주들에게 일상으로 한 겁니다.

    [김모씨/전 '생각대로' 대리점주]
    "아무 것도 못 하게 가둬두려는 거죠. 계속 이 안에만 있어라. 계속 (음식점 유치) 영업을 해라…"

    [이모씨/전 '생각대로' 대리점주]
    "일을 하는 건지 아니면 사육 당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 직원도 아니고 위탁 계약인데…"

    황당한 일은 또 있습니다.

    A씨는 새벽 1시에 불시 회의를 한다며 대리점주들을 자신의 사무실로 모두 집합시켜 이른바 '군기'를 잡기도 했습니다.

    [이모씨/전 '생각대로' 대리점주]
    "카톡방에 갑자기 "2시간 후 회의입니다", "본사로 모이세요" 하면 2시간 뒤에 가야 돼요. 이렇게 잠을 안 자면서 위치를 따이면서 회의를 새벽까지 이렇게 하면서…"

    고용관계도 아닌 대리점주들이 이런 갑질을 참고 지내는 이유는 뭘까?

    대리점주들이 생각대로와 맺은 계약서입니다.

    계약이 해지되면 대리점주는 생각대로측이 지출한 비용의 2배를 벌금으로 내고, 손해배상 책임도 져야 합니다.

    또 3년간은 같은 시도 내에서 배달대행업을 할 수 없다고도 돼 있습니다.

    [김모씨/전 '생각대로' 대리점주]
    "'아니오'가 안 나가요. 나갈 수가 없어요, 그냥 입에서. '내(A씨)가 오늘 저녁에 이 사람 해지 통보한다. 다른 지부장 알아봐'(라고 하면) 뭘 할 수가 없습니다."

    [강상원/변호사]
    "계약상 우월 지위를 이용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서 부당한 경영 간섭을 한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김씨는 결국 불이익을 각오하고 생각대로를 그만뒀습니다.

    A씨는 "대리점주들에게 휴가 자제를 부탁한 거지, 강요는 없었다"면서 "위치 추적도 근태 관리 목적일 뿐, 감시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생각대로 본사 측은 "A씨는 강남 지역을 담당하는 일종의 대형 대리점주로, 본사는 배달 프로그램만 제공하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 윤병순, 김우람 / 영상편집: 조아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