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전북 장수군의 한 마을에 딱 하나 있던 어린이집이 다음달 문을 닫습니다.
어렵게 귀농을 선택한 젊은이들은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다시 농촌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박연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북 장수군 산서면에 살고 있는 귀농 3년 차, 김은호 씨 가족.
귀농 후 얻은 딸 산들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려 했지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을에 있는 유일한 어린이집이 다음달 문을 닫는다는 것입니다.
[김은호·이창환/귀농 가족]
"깜짝 놀랐고, 걱정도 됐고… 선생님들은 어떻게 되지? 그리고 또 우리 아이는 그러면, 어, 여기 계속 보낼 계획이었는데, 어떻게 해?"
폐원 이유는 정원 미달.
원아 수가 모자라 교사의 임금 보조가 끊기게 돼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농어촌 소재 어린이집은 원아 수가 11명이 넘어야 원장 인건비의 80%가 지원되고, 보육교사 인건비 역시 연령별 원아 수를 충족해야만 보조금이 나옵니다.
지난해는 원생이 11명이어서 유지가 가능했지만 아이들이 졸업하고 이사를 가면서 올해는 7명에 불과합니다.
[김영선/산서 어린이집 원장]
"영아반 아이들은 어디서 받아줄 데가 없어요. 제 급여나 교사들 급여는 지원이 안 되지만 계속해서 해야 되는데… 내년, 그 후년에는 더 어려울 것 같은…"
어린이집이 문을 닫을 경우 아이들은 다른 읍 어린이집을 다녀야 하는데, 학부모들은 오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하소연합니다.
다른 지역 어린이집들도 정원 미달로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상황.
결국 아이를 키우려면 도시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수연/농어촌 공공보육보장 시민모임]
"떠나지 않고 살고 싶은 그런 청년에게는 우리가 어떤 대안과 답안지를 줄 수 있는지 궁금하고 안타깝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군청도 상황을 알고 있지만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덕남/장수군 주민복지 실장]
"정상 운영 될 수 있도록 군 차원에서 최대한 노력을 해서 중앙부처에 건의도 하고, 제도 개선이 될 수 있도록…"
당장 '보육 난민'이 될 위기에 처한 귀농인들.
어렵게 결정한 농촌 생활을 접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연선입니다.
뉴스투데이
박연선
박연선
귀농해 자리 잡을만한데…"보육 난민 될 처지"
귀농해 자리 잡을만한데…"보육 난민 될 처지"
입력
2020-01-04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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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1-04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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