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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아이가 혼자 진술서를?…조작 정황 더 있다

12살 아이가 혼자 진술서를?…조작 정황 더 있다
입력 2020-01-08 06:17 | 수정 2020-01-08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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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춘재의 초등생 살인사건과 관련해서 경찰이 피해자의 아버지 진술조서를 조작했다는 정황을 보도해드렸었는데요.

    그 무렵 경찰이 초등학생이었던 김 양의 사촌 언니를 상대로도 허위진술을 남긴 정황이 또다시 확인됐습니다.

    이지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989년 7월, 경기도 화성에서 초등생 김 양이 실종된 지 6개월 뒤 경찰이 작성한 진술조서입니다.

    김 양의 사촌 언니인 12살 임 모 양이 1990년 1월 12일, 화성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걸로 기록돼 있습니다.

    임 양이 찍었다는 지장이 찍혀 있고, 어설픈 글씨로 이름도 쓴 것으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임 씨는 최근 MBC 취재진을 만나 "당시 경찰서에 간 적이 없다"며 "12살 아이가 혼자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부인했습니다.

    임 씨는 다만, 자신이 다니던 포천의 초등학교에 당시 경찰이 두 차례 찾아온 적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양 사촌 언니]
    "(어린 아이는) 부모님을 대동 하에 가야 되는 거잖아요. 나중에는 제가 엄마한테도 여쭤보고 했는데 저는 경찰서에는 안 갔어요."

    임 양의 진술조서를 작성한 경찰 A 씨는 앞서 김 양의 아버지로부터 조작 가능성이 의심되는 진술 조서를 받은 장본인입니다.

    특히 경찰 A 씨는 김 양 아버지의 진술조서와 마찬가지로 임 양에게도 뜬금없이 '줄넘기'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기록을 남겼습니다.

    "김 양의 줄넘기를 본 적이 있냐", "모양과 색을 말하라"고 요구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임 씨는 "줄넘기에 대한 질문을 받은 기억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김 양 유족들은 당시 경찰이 일부러 '줄넘기' 관련 조사를 한 것처럼 조서를 조작했을 것으로 의심합니다.

    핵심 물증인 줄넘기 줄을 발견하고도 은폐하면서 뒷날 책임이 제기될 경우, 마치 관련 조사를 한 것처럼 근거를 남겨뒀다는 겁니다.

    또 경찰은 그동안 '행방불명자'로 규정했던 김 양을 임 양에 대한 조서에선 '가출인'으로 바꿔놨습니다.

    범죄 관련성이 아예 없는 것처럼 몰아간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 경기남부경찰청은 당시 수사 경찰이 진술조서에 '줄넘기'나 '과자 봉지' 등을 지속적으로 언급한 건 실제 사체를 발견하고, 은폐한 증거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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