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주 서쪽 해상에서 어선 한척이 뒤집혀 선장이 숨졌습니다.
이 선장은 마지막까지 조타실을 지키며 구조요청을 했고, 이에 인근 어선들이 즉각 구조에 나서면서 나머지 선원들은 모두 구조됐습니다.
이소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어선이 뒤집힌 채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높은 파도에 해경 잠수요원들이 선체에 진입한 지 10여 분.
조타실에 갇혀있던 선장 61살 차 모씨를 고속단정으로 끌어올립니다.
"하나 둘 셋, 으샤."
제주시 차귀도 서쪽 37km 해상에서 35톤급 조기잡이 어선이 높은 파도에 뒤집혔습니다.
선장을 제외한 선원 13명은 모두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일부는 구명조끼도 입지 못했고, 구명정에도 타지 못한,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정 모 씨/구조 선원]
"배 늦게 오면 추워서 죽겠구나…덜덜 떨리고 손이 자꾸 미끄러져 (배 위로) 올라가지도 못하고…"
선장은 마지막까지 조타실을 지키며 무전으로 인근 어선에 구조 요청을 했고, 이를 들은 어선이 해경에 신고했습니다.
해경 경비함정이 도착하기 전 인근 어선 두 척이 적극 구조에 나서면서, 선원들은 사고 20분 만에 모두 구조됐습니다.
[조천호/구조 어선 선장]
"엎어진 배, 그 근방을 몇 바퀴를 돌았어요. 저쪽으로 떠밀려 다니는 선원을 실었죠."
선장은 해경 잠수요원들에 의해 1시간 10분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습니다.
[김 모 씨/구조 선원]
"(선장이) 신고를 해서 인근 배들이 온 거죠. 그 배들이 오면서 해경에 신고를 했을 거예요. 그러지 않았으면 거의 다 죽었어요."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선원들을 먼저 챙긴 선장, 그리고 주변 어선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선원들은 모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뉴스투데이
이소현
구명정 타려는데 '집채 파도'…동료 어선 극적 구조
구명정 타려는데 '집채 파도'…동료 어선 극적 구조
입력
2020-01-08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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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1-0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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