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가택연금된 상태에서 일본에서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어젯밤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탈출 방법에 대해서는 침묵한 채 "자신을 몰아내려고 닛산과 일본 검찰이 공모했다"며 거듭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도쿄 고현승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일본에서 레바논으로 도피한 지 열흘 만에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곤 전 회장은 먼저 닛산과 일본 검찰을 강하게 비판하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카를로스 곤/전 닛산자동차 회장]
"나는 정의를 피해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불의와 박해, 정치적 박해를 피해 온 것입니다."
그는 일본 검찰에서 하루 8시간씩 조사를
받았고 변호사 입회도 허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백을 강요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만일 탈출하지 않았으면 자신은 일본에서 죽었을 것"이라며 "'인격 살해'를 당했다"는 표현까지 사용했습니다.
이어 곤 전 회장은 "자신을 닛산에서 축출하기 위해 닛산과 일본 검찰이 공모했으며, 일본 정부 관계자도 개입돼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사이카와 히로토 전 닛산 사장과 경제산업성 출신 사외이사 등의 이름을 직접 언급했고, 일본 정부 관계자의 실명은 레바논 정부를 고려해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카를로스 곤/전 닛산자동차 회장]
"(금전비리로) 기소한 것은 근거가 없으며, 일본 친구들 중 일부는 닛산에 대한 르노의 영향력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나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곤 전 회장은 그러나 일본을 빠져나온 방법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곤 전 회장의 기자회견 직후 일본의 모리 마사코 법무상은 긴급 성명을 내고, "일본에서 도주한 곤 피고인은 인터폴에 수배된 상태"라며 "일본 사법시스템에 대한 허위정보를 전파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회장은 지난 1999년 적자에 허덕이던 닛산을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 전환시킨 뒤 20년 가까이 경영해왔지만, 재작년 11월 특수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습니다.
이후 보석금 약 160억 원을 내고 풀려나 도쿄의 자택에 연금돼있던 그는 지난달 29일 자가용 제트기를 이용해 레바논으로 도피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뉴스투데이
고현승
도주 뒤 첫 기자회견…"닛산과 日 검찰이 공모"
도주 뒤 첫 기자회견…"닛산과 日 검찰이 공모"
입력
2020-01-09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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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1-0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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