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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눈앞이 캄캄…동료들 순식간에 사라져"

"갑자기 눈앞이 캄캄…동료들 순식간에 사라져"
입력 2020-01-23 06:10 | 수정 2020-01-2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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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네팔 안나푸르나 사고 당시 실종자들과 산행을 함께했던 교사들이 어제 귀국했는데요.

    이들은 실종된 교사들이 불과 6미터 앞에서 먼저 가다가 눈사태에 휩쓸렸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고 당일 네다섯 차례에 걸쳐 눈더미가 연달아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명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해외교육봉사단 소속 교사들이 데우랄리 산장에 도착한 건 지난 16일.

    교사 9명이 인솔자와 함께 산행에 나섰습니다.

    이튿날, 해발 4,130m 높이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닿는 게 최종 목표였지만, 날씨가 험악해졌습니다.

    사고 당일인 17일 아침 9시 무렵 이들은 결국 하산하기로 결정합니다.

    [생존 교사]
    "더 이상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가는 건 무리다, 전날 눈이 너무 많이 와서. 회의 끝에 결정을 했어요. 내려가자."

    일행은 3백 미터 아래 히말라야 산장을 향해 길을 재촉했습니다.

    오전 10시 반쯤, 문제의 협곡을 지나칠 무렵…

    선두 그룹엔 교사 4명과 네팔인 셰르파가 앞장섰고, 나머지 다섯 명의 교사들은 6미터 정도 떨어져 뒤따랐습니다.

    [생존 교사]
    "선두 그룹하고 후미 그룹의 앞에 있는 분들하고는 6m 정도, 뒤에 있는 사람들은 9m 정도, 그 정도 거리였다고 얘기합니다."

    이때, 갑자기 몸이 흔들릴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눈과 얼음덩이가 쏟아져 내리며 이들을 덮칩니다.

    "오지 마, 오지 마. 위험해. 앉아, 앉아, 앉아."

    선두 그룹에 있던 일행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6미터 뒤에 있던 교사들은 가까스로 바로 옆 바위 뒤편에 몸을 피했습니다.

    생존 교사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고 말합니다.

    [생존 교사]
    "눈이 안 오고 맑은 상태였고, 새벽에는 별도 있었고요. 내려오는 도중에 갑자기 눈사태가 일어났고요."

    이 날, 눈사태는 너덧 차례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생존자들은 실종된 교사들의 흔적을 전혀 찾지 못한 채 다시 데우랄리 산장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눈사태 이후 닷새 만에 귀국한 6명의 생존 교사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동료들과 같이 돌아오지 못했다"며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심경을 전했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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