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취소했는데…무료 환불 '그림의 떡'

◀ 앵커 ▶

신종 코로나로 항공사들이 중국행 항공권은 취소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죠.

하지만 어떤 경우는 너무 일찍 취소했다고 하루 차이로 수수료를 물리기도 해 소비자들 불만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월 중순 중국 옌타이로 여행을 떠나려던 권 모 씨는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 항공권을 취소했습니다.

항공료의 60%인 70만 원을 수수료로 날렸지만, 고령의 부모님들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권 모 씨]
"어머니, 아버지가 걸리면 또 이게 가족여행이 돼야 할 거가 비극으로 또 될 수도 있으니까…"

며칠 후 항공사는 중국행 항공권을 별도의 수수료를 떼지 않고 환불해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권 씨는 당연히 이미 낸 수수료를 돌려받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취소가 공지 전에, 즉 너무 일찍 이뤄졌다는 이유였습니다.

[권 모 씨]
"화가 나죠. 납득이 안 되죠. 공지 날짜를 우리가 못 맞췄다는 이유만으로 환불을 못 받는다라는 건…"

국내 항공사 8곳을 전수 조사했더니, 절반인 4곳이 이렇게 설 연휴가 시작된 24일 이후 취소한 경우에만 수수료를 돌려줬습니다.

설 연휴 이후 확진자가 늘어났으니 그전엔 개인 사정 취소도 있을 수 있어 항공사가 모두 부담을 떠안을 수는 없다는 겁니다.

모든 항공사가 무료환불대상을 2, 3월까지로만으로 제한한 것이나 중국과 교류가 많은 타이완을 저비용항공사들이 환불 수수료 면제 대상에서 뺀 것도 논란거리입니다.

이제는 일본과 싱가포르, 태국 방문자 가운데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아예 전체 항공권의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달라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늘(7일)부터 여행업계와 항공사들을 잇달아 만나 무료 환불 대상 국가와 기간의 확대를 요청할 계획이지만 업계 측은 이미 적자가 많은 마당에 무조건 무료 환불을 늘릴 수도 없다는 입장이라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