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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잔치' 끝낸 외국어 영화 첫 '작품상'

'백인 잔치' 끝낸 외국어 영화 첫 '작품상'
입력 2020-02-11 06:11 | 수정 2020-02-1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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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아카데미는 그동안 '백인 남성 중심'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그런 아카데미의 장벽을 넘었다는 점에서도 기생충 4관왕은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는데요.

    아카데미가 기생충을 선택한 배경, 남효정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91년 오스카 역사상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카데미상 중에서도 최고 영예인 작품상.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은 지난 91년 아카데미 역사를 뒤집었습니다.

    [봉준호/감독(수상 후 기자회견)]
    "특히 이제 외국어 영화가 각본·감독상을 받은 경우는 몇 번 있었는데, 작품상을 받은 게 최초라고 하죠. 왜 그랬을까요?"

    그 배경에는 최근 몇 년 사이 달라진 아카데미 회원 구성이 있었습니다.

    아카데미상은 다른 영화상들과는 달리 투표권을 가진 배우, 감독, 스태프 등 전 세계 영화인 8천4백여 명의 투표로 이뤄집니다.

    회원 상당수가 백인 남성들로 이뤄져 있었고, 이는 백인 남성 위주의 수상작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이후 달라졌습니다.

    당시 배우 부문 후보가 모두 백인으로 지명돼 '오스카 쏘 화이트'라는 말까지 나오는 등 거센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아카데미 회원의 유색인종 비율을 40% 가까이 늘리고, 여성 비율도 절반 수준으로 늘리는 등 인종, 성별 등의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카데미 운영위는 2020년까지 소수 인종 회원을 기존의 두 배로 늘리겠다고 공약하기도 했습니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2번 수상한 할리우드 배우 제인 폰다는 작품상 시상자로 나서 오스카가 다양성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짚어줬습니다.

    [제인 폰다/아카데미 작품상 시상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오늘 밤은 영화가 우리 개인의 삶과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렇게 달라진 아카데미 회원의 구성이 수상작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윤성은/영화평론가]
    "아카데미가 변화의 시점을 기다리고, 찾고 있었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대해서 어떠한 편견 없이 외국어 영화 부문에 있어서 페널티(불리함) 없이 투표를 해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영화 '기생충'이 100년 가까이 견고했던 아카데미 상에 큰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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