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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만 '화장실 금지'…코로나19 잠재보균자?

한글로만 '화장실 금지'…코로나19 잠재보균자?
입력 2020-02-13 07:15 | 수정 2020-02-1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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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네덜란드 항공사 KLM이 기내 화장실 한 곳을 '승무원 전용'으로 쓰겠다고 막으면서, 한국어로만 안내문을 적어 공분을 샀습니다.

    코로나19로 동양인 전체에 대한 기피 풍조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라 논란이 컸습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암스테르담에서 네덜란드 항공사 KLM의 여객기을 타고 귀국길에 오른 김 모 씨는 화장실에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승무원 전용'이라는 메모가 붙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걸 본 적도 없는데다, 문구는 유독 한글로만 적혀 있었습니다.

    문득 코로나19 때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김씨.

    [김 모 씨]
    "설마 그런 이유일까 싶어서, 제가 설마 싶어서 사진을 찍었고요."

    당시 승객 277명 가운데 한국인은 135명으로 절반에도 못 미쳤는데 한국인만 알아볼 수 있는 글씨로 화장실 한 곳의 사용을 막은 셈입니다.

    승무원들은 오히려 김씨를 몰아세웠습니다.

    [김 모 씨]
    "부사무장이 저를 붙잡더라고요. '사진 찍은 거를 지워달라' '이거는 네덜란드 규제에 어긋나는 행위이다'…"

    전용 화장실을 만든 이유도 승객들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KLM 승무원(사무장)]
    "33년간 일했는데 이런 일(승무원 전용 화장실 마련)이 3차례 있었습니다. 메르스와 사스 때도 그랬고…"

    승무원들을 위한 조치라는 얘깁니다.

    [김 모 씨]
    "'(코로나19로부터) 승객을 보호하는 것이냐 아니면 직원들을 보호하는 것이냐' 얘기를 했을 때는 명확하게 '직원들을 위한 것이다'라고…"

    메모에 다른 언어는 왜 쓰지 않았냐고 하자 '지금 쓰면 되지 않느냐'며 오히려 언성을 높였고,

    [KLM 승무원(부사무장)]
    "(왜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만 쓴 거죠?) 왜냐하면 저희가 깜빡했거든요. 제가 깜빡했어요."

    그제서야 영어 문구를 끼워 넣었습니다.

    김 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SNS에는 인종차별이라며 항공사를 비판하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습니다.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나타나자 KLM은 사건 발생 30여 시간 만에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차별적인 행위로 느낀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KLM 측에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는 항의 공문을 보냈다며, 방지대책이 충분치 않을 경우 행정처분인 사업개선명령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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