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최근 외국 SNS인 텔레그램을 이용한 성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외국회사라 수사가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건데 이를 규탄하는 여론이 높자 당초 수사에 소극적이었던 경찰도 태도를 바꿔 수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문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대화용 애플리케이션인 '텔레그램'의 한 단체 대화방입니다.
누군가 한 여성의 사진과 나이, 주소 등 개인정보를 잔뜩 올려놨습니다.
사진 속 여성을 음란하게 묘사하고, 심지어 직접 연락해보라며 개인 전화번호까지 남겨놨습니다.
이 대화방에 참가한 사람은 8천여 명, 일명 '지인 제보'라는 이름으로 신상이 노출된 여성은 한두 명이 아닙니다.
[전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자]
"지금도 하루 수십 개가 생겨나고 있고, 또 수백, 수천 명이 새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수천, 수만 명씩 생겨나고 있겠죠."
지난달엔 한 여고생이 이런 식으로 신상이 노출돼 낯선 남성들로부터 쏟아진 음란 메시지에 시달리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당초 경찰은 '증거가 충분치 않다'며 반려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서울지방경찰청이 직접 피해 여고생을 불러 곧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전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자]
"음란물과 합성할 뿐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스토리텔링으로 지인들에게 성희롱과 성추행 버금가는 상처를…"
참가자가 2만 4천여 명에 달하는 또 다른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의 경우 불법 촬영물들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이런 불법 촬영물들은, 대화방 운영자가 여성들의 SNS를 해킹한 뒤 교묘하게 협박해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자]
"소위 말하는 '노예화'를 시키는 건데 노예화가 다 이루어지고 나면 신상과 영상을 함께 인터넷에 무작위로 퍼뜨려 버립니다."
대화방 운영자는 그 대가로 참가자들로부터 가상 화폐나 상품권 등을 받아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인기를 끈 '텔레그램'이 뜻밖에 디지털 성범죄의 현장으로 악용되자 텔레그램 성범죄를 해결해달라는 국민청원에 20만명이 참여하는 등 심각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 입니다.
뉴스투데이
이문현
2만 4천 명 보는데 '불법 영상'이…"성범죄 표적 돼"
2만 4천 명 보는데 '불법 영상'이…"성범죄 표적 돼"
입력
2020-02-1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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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2-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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