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맛도 모양도 감쪽같이"…진화하는 '케어푸드'

◀ 앵커 ▶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게 어려운 노인들이나 환자들을 위해 만든 음식을 '케어푸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식품업계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김재홍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식사 준비로 한창인 경기도 일산의 한 병원 영양실.

대형 스팀 오븐에서 데운 간편식 용기들을 서둘러 꺼내고.

상차림에 하나 둘 나눠 담습니다.

그런데 내용물이 반찬이라기보단 디저트처럼 보이는 푸딩 형태.

식도 근육이 약한 환자가 쉽게 삼킬 수 있게 만든 케어푸드입니다.

[병원 관계자]
"목 넘김이 힘든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먹기 편하게…"

반찬을 일일이 조리한 뒤 다시 잘게 갈아 만드는 기존 환자식을, 맛과 향은 살리되 삼키기 쉬운 무스 형태의 케어푸드로 대체한 겁니다.

[오명애/병원 영양팀장]
"부드럽고 푸딩 형태이기 때문에, 맛도 좋고 기존 것보다 향도 더 많이 나고 목 넘김이 부드럽습니다."

쌀밥에 가자미구이, 애호박무침에 미역국까지…

일반식 한 상차림도 케어푸드로만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관련 제품은 한층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케어푸드는 고령층이나 환자들이 주로 먹는 가공식품이었지만, 최근에는 소비층이 점점 늘면서 케어푸드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소불고기에 갈비찜, 고등어조림과 콩자반까지…

모두 씹는 강도를 크게 낮춘 케어푸드입니다.

고기는 젓가락으로 조금만 힘을 줘도 손으로 살짝만 당겨도 쉽게 끊어지고.

[식품업체 연구원]
"대조군(일반육)에 비해 연화육의 고기가 끊어질 때 들어가는 힘이 4분의 1 수준(입니다.)"

무엇보다 일반 음식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먹는 재미까지 살린 게 특징.

꼭 노년층이 아니더라도 소화기능이 약한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면서, 백화점은 물론 최근에는 젊은층이 주 고객인 편의점에도 케어푸드로 만든 도시락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김준휘/편의점 업체]
"치아 교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편의점 도시락은 소화가 잘 안 된다는 고객이 있는데 젊은 층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오는 2025년이면 우리나라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2012년 6000억 원을 밑돌던 우리나라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올해 2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투데이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