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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잘려나간 장미 수두룩…꽃 시장 한파 언제까지

[투데이 현장] 잘려나간 장미 수두룩…꽃 시장 한파 언제까지
입력 2020-02-24 07:36 | 수정 2020-02-24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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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19 사태로 화훼농가는 꽃 시장 최대 성수기인 졸업, 입학시즌을 그대로 놓치게 됐습니다.

    남은 대목이라고는 각종 기념일이 집중된 5월까지인데, 꽃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는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재홍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자정을 갓 넘긴 시간 서울 강남의 화훼 공판장.

    전광판에 불이 들어오자 경매사의 구호가 시작되고.

    응찰하는 중매인들의 손이 분주히 움직입니다.

    낙찰된 꽃은 현장에서 곧바로 포장해 팔려 나가지만 한 번 유찰되면 다시는 경매에 내놓지도 못해 판로가 막막해집니다.

    경매 물량도 줄어 평소 같으면 가득 차 있어야 할 장내는 이제 절반 가까이도 채우기 어려운 상황.

    [김병찬/aT화훼사업센터 팀장]
    "소비 정체로 물량이 많이 줄어든 상태이고요. (비수기인) 여름철 물량하고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가격 회복을 위해 물량 조절에 나서고 꽃 소비 촉진 운동까지 시작되며 꽃값은 조금씩 안정 기미를 보이지만,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조희규/중도매인]
    "(장미) 한 단으로 치면 한 절반 정도로 떨어진거죠. (작년 대비요?) 네."

    경매에서 유찰된 꽃은 또 다른 유통 경로를 찾지 못하면 폐기할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아예 경매에 부치지도 못하고 버려지는 꽃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꽃 농가가 모여 있는 경기도 일산의 산지 유통센터.

    농가에서 가져온 장미를 품질에 따라 등급별로 분류합니다.

    [채명신]
    "(줄기) 두께도 어느 정도 두터우면서, 이 꽃은 70(cm) 이상 보고 있거든요. 이게 특(상품)이에요."

    그런데 작업장 한쪽에선 수북이 쌓인 장미 다발을 통째로 잘라내고.

    잘린 꽃봉오리와 가지가 금세 수북이 쌓입니다.

    최상품 바로 아래 등급의 장미들인데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는 게 대부분입니다.

    [유재옥]
    "(이런 게 시장에 나갔나요?) 당연히 나갔죠. 그때만 해도 가격이, 꽃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는데…"

    예전 같으면 모두 시장에 내보냈을 장미들이지만 지금은 상품성이 조금만 떨어져도 출하 물량을 조절하기 위해 폐기 처분하고 있습니다.

    [김진주/고양시장미산지유통센터 센터장]
    "농민들과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출하량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출하조차도 못하고 폐기하면 그 손해는 전량 농민들이 지게 되는 거죠."

    인근의 한 장미 농가로 가 봤습니다.

    꽃을 틔워 더는 출하를 늦출 수 없는 장미 수확이 한창이고.

    이 와중에도 천정에 빼곡한 발열등은 불을 밝히며 적정 온도를 유지합니다.

    난방비 아끼려고 온도를 낮추면 작황에 큰 영향을 받아 끌 수도 없고.

    인건비에 각종 시설 유지비까지..

    수입 장미 공세에 버텨가며 어렵게 길러 낸 꽃이지만 시장에 마음껏 내놓지도 못하는 농민의 심정은 타들어 갑니다.

    [탁석오/장미농장 운영]
    "우리만 힘든 게 아니지만 어렵네요. 생산비가 안 나오니까. 서로 응원해주는 의미에서 꽃을 좀 더 소비해주고 조금이라도, 작은 감사라도 (전했으면 좋겠습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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