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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지폐 소독한다며 전자레인지에"…한국은행 '골치'

[투데이 현장] "지폐 소독한다며 전자레인지에"…한국은행 '골치'
입력 2020-03-09 06:46 | 수정 2020-03-09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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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같을 땐 사람 손 많이 타는 돈을 만지기 꺼려진다는 분들 적지 않죠.

    화폐를 매개로 한 전염 우려 때문인데, 한국은행에는 지폐를 잘못 소독하다 훼손해 가져오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김재홍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한국은행 발권국이 있는 강남본부 지하 금고 앞.

    현금 수송차량에서 지폐 더미가 쉴 새 없이 옮겨지고.

    어른 키만큼 쌓인 지폐 다발은 꺼내는 족족 안으로 향합니다.

    시중에서 이손 저손 돌던 돈이 은행 창구를 통해 들어온 건데, 동전들도 예외 없이 자루마다 일일이 무게를 확인합니다.

    코로나19 사태는 한국은행의 화폐취급 절차에도 변화를 가져 왔습니다.

    금융기관에 공급할 땐 대부분 새로 만든 지폐로,

    [한국은행 관계자]
    "감염 우려 때문에 가급적이면 신권 위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국은행으로 온 지폐는 금고에 넣으면 일정 기간 꺼낼 수도 없습니다.

    일종의 화폐 격리 조치인 셈입니다.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을 고려해 최소 2주 이상 금고에서 보관한 지폐는 손상 지폐를 가려내는 이곳 정사실을 거친 후 시중으로 나가게 됩니다.

    센서들이 불을 번쩍이며 분당 수천 장의 지폐를 판독하고.

    훼손이 심한 지폐를 골라내면 재사용 지폐를 압축 포장합니다.

    150°C의 고열에 2,3초 가량 노출된 포장지 내부의 지폐 온도는 약 42°C.

    [정복용/한국은행 발권기획팀장]
    "고온일수록 (바이러스) 생존 기간이 줄어드는 걸 감안해 보면 150°C 이상 고열에 노출된 경우에 살균(소독) 효과가 충분할 것으로…"

    하지만 한 번 풀린 돈이 사람 손을 돌고 도는 건 시간문제.

    한산해진 은행 창구에선 온종일 지폐소독기까지 가동하지만,

    [박현주/저축은행 과장]
    "내방 고객이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고객층이) 아무래도 연세가 많이 있으세요. 50~ 60대 연령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감염 걱정에 급기야 돈을 소독한다며 훼손하는 사례는 늘고 있습니다.

    5만 원권 지폐가 검게 그을려 있고 군데군데 구멍이 숭숭 나 있습니다.

    언뜻 보면 불에 탄 것처럼 보이지만, 화재로 소실된 지폐와는 달리 위조방지선이나 홀로그램 부분이 집중적으로 훼손된 게 다릅니다.

    바이러스를 없앤다며 지폐를 다발로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린 건데,

    [한국은행 관계자]
    "이게 지금 전체가 20장, 100만원이에요.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소독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듣고 넣었다고…"

    소독은커녕 지폐의 금속 성분이 발화해 자칫 화재로 이어질 수 있고, 훼손 정도가 심하면 교환도 어렵습니다.

    [이미경/한국은행 화폐수급팀장]
    "서울에서도 (관련 사례가) 많이 늘고 있고요. 지방에서도 그런 분들이 (교환하러) 온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가정에서 화폐를 소독하려면 마른 천에 소독제를 묻혀 닦아내야 하고, 돈을 만진 뒤 꺼림칙하다면 손을 씻는 게 감영병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습니다.

    투데이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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