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에서 알수 있듯이, 콜센터에는 수백명의 상담사들이 밀폐된 공간에 몰려있다보니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쉬운 구조입니다.
은행과 보험, 카드사 등 전국에는 30만 명 넘는 콜센터 상담사들이 있는데, 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성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콜센터에서 대학생 등록금과 장학금 상담을 하고 있는 최 모씨.
같은 층, 한 사무실에서 무려 140명의 상담사가 함께 모여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로 떨어져 앉는 간격은 불과 50cm.
다닥다닥 붙어 일하는데다 창문 하나 없는 공간이다보니 누군가 코로나19에 감염되기라도 하면 순식간에 퍼질거라고 말합니다.
[최모씨/콜센터 상담사]
"어깨 간 거리? 한 쪽 팔보다 더 짧은 것 같아요. 환기 시스템이 잘 돼있지 않아서 누군가 아프면 다 같이 아파지는…"
마스크를 끼고 콜 상담을 하라는 게 회사 지침이긴 한데, 그렇게 하기가 현실적으론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최모씨/콜센터 상담사]
"헤드셋의 마이크로 주변 소음 소리와 같이 말이 전달되는 건데… 발음이 뭉개지기도 하고 고객이 잘 못 알아들으니까."
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나면 3~4일씩 쉬며 경과를 관찰하라는 게 방역당국의 지침이지만 꿈도 못 꿀 일입니다.
정해진 근무시간을 못 채우면 급여나 인센티브가 무조건 깎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재택근무나 시차근무도 콜센터 직원들에겐 먼 나라 얘기입니다.
은행과 보험, 카드사, 대형마트 등 콜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사는 전국에 모두 30여만 명.
이 중 80% 이상이 도급 업체 소속입니다.
원청은 책임을 지려 하지 않고 도급 업체는 원청의 눈치를 보느라 감염 예방을 위한 근로 여건 개선이나 유급 휴가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선규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위원장]
"원청사는 콜센터 노동자들이 어떻게 근무하는지에 대해서 굳이 관심이 없는거죠. (도급) 콜센터 업체 입장에서 보면 새롭게 원청사에 그걸 청구하거나 그렇게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는 거죠."
노동계는 우선 매일 콜센터에 방역을 실시하고, 습기가 덜 차고 발음이 덜 새는 치과의사용 마스크라도 지급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서울시를 비롯해 각 지자체는 콜센터에 대해 긴급 점검에 들어가는 한편 물품 지원 등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성현입니다.
뉴스투데이
김성현
김성현
감염 사각지대 콜센터…"재택근무, 먼 나라 얘기"
감염 사각지대 콜센터…"재택근무, 먼 나라 얘기"
입력
2020-03-11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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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3-11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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