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성년자들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을 찍게 하고 텔레그램으로 유포한, 이른바 'N번방' 운영자가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영상을 보려고 돈을 냈던 3만 명의 유료 회원들도 추척해서 검거할 예정입니다.
신수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월, 인터넷 상의 음란물을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 일을 하는 박정현 씨에게 한 여고생이 찾아왔습니다.
"텔레그램에서 자신의 나체사진이 유포되고 있다"며 "이를 삭제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 여고생은 일명 '박사'로 불리는 20대 조 모 씨의 협박에 못 이겨 자신의 사진들을 건넸습니다.
조 씨는 트위터에 아르바이트 공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연락한 여고생들에게 학생증과 함께 얼굴 사진을 요구했습니다.
그다음엔 돈을 주겠다고 속여 신체 일부가 담긴 나체 사진을 넘겨받은 뒤 협박을 이어갔습니다.
[박정현/디지털 장의사]
"제가 피해자인 척 해봤어요. 박사한테요. '박사님 저 누구누구예요.' 저한테 딱 사진을 보내더라고요. 피해자의 다 벗은 사진을…그래서 사진 유포한다고 (협박하고)…"
'박사'는 이 여고생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메시지를 보내 엽기적인 사진을 보내라고 협박했습니다.
그렇게 확보한 음란물을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1만 명이 넘게 모여있는 텔레그램 방에 무차별적으로 퍼뜨렸습니다.
'박사'의 협박을 견디지 못하고 사진과 영상을 보낸 피해자는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해 모두 74명이었습니다.
경찰은 '박사'로 불리던 20대 조 씨를 구속하고, 집에 보관 중이던 현금 1억 3천만 원을 압수했습니다.
또 공범으로 검거된 13명 가운데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박사'에게 제공한 남성 등 4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9명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음란물을 보기 위해 최대 150만 원을 내고 대화방에 참여했던 유료회원 3만 명을 일일이 찾아내 수사할 예정입니다.
현재 '박사' 조 씨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국민청원에 50만 명이 동의한 가운데, 경찰은 다음 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조 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뉴스투데이
신수아
미성년자 성 착취 '박사' 구속…"신상공개 검토"
미성년자 성 착취 '박사' 구속…"신상공개 검토"
입력
2020-03-21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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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3-2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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