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집단성착취 영상 거래사건'의 조주빈을 지인들은 조용하고 성실한 동료로 기억했습니다.
실제로 일상에서는 장애인 시설과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했고, 성범죄 예방을 촉구하는 기사를 쓰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댓가로 돈을 버는 잔혹한 범죄자였습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조주빈은 대학시절 모범생으로 통했습니다.
학보사 편집국장으로 활동하며 4학기 평균 학점으로 4.5 만점에 4.17을 받을 만큼 성적도 우수했습니다.
친구들도 조씨를 평소 말수가 없고 조용한 성격에 성실한 동료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조주빈 대학 동창]
"수업끝나면 바로 집으로 가고… 조용하고 그러니까 그럴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죠."
지난 2017년부터 최근 3년간 57번이나 인천 지역의 보육원과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벌였고, 많을 땐 한 달에 7번이나 봉사활동을 했는데 이같은 성실함을 인정 받아 지난해 말부턴 한 봉사 단체의 장애인지원팀장까지 맡았습니다.
가끔은 아동지원팀에도 속해 보육원 두 곳에서 부족한 일손을 보탰습니다.
특히 학보 지면에 성범죄 예방을 위한 학교측의 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하는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4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약 1년동안 봉사활동을 쉰 뒤부턴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씨가 활동했던 봉사단체 관계자는 "조씨가 온라인 관상을 봐주는 아르바이트로 돈을 버는 중"이라고 했다며 "이전엔 안사오던 선물을 자주 사와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조씨가 이전과 달리 수시로 휴대전화를 확인했고, 휴대전화에 여성들 사진이 많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전문가들은 조씨가 봉사활동의 대상과 협박의 대상을 분리해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성향을 보인다며, 금전적 이익을 얻어 생활고가 해소되면서 점차 죄의식이 옅어졌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최명기/정신과 전문의]
"본인이 드러나지 않을 때는 범죄를 행하고, 본인이 드러나는 부분에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사람이었거든요. 치료보다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겉으로 드러나는 일상은 봉사활동을 하는 등 평범하고 선량했지만, SNS에서는 잔혹한 성범죄를 주도한 겁니다.
상반된 두 얼굴로 살아온 이 20대 청년은 수사망이 좁혀오던 지난 12일에도 평소처럼 봉사단체에 나와 향후 봉사계획을 논의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뉴스투데이
이기주
보육원 아이 돌보던…'장애인 지원팀장'의 두 얼굴
보육원 아이 돌보던…'장애인 지원팀장'의 두 얼굴
입력
2020-03-2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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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3-25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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