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 소비가 늘면서 택배 물량이 갈수록 늘고있죠.
그만큼 폐지 배출량도 많아져서, 처리 업체들은 요즘 하루하루가 전쟁이라고하는데 김재홍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근교의 한 폐지 처리 업체.
한가득 폐지를 싣고 온 차량이 끊임없이 몰려들고, 작업장 한가운데 퍼 내리기를 반복합니다.
중장비까지 동원해 폐지를 긁어모아 한쪽으로 옮겨 담자, 네모 반듯한 1톤 짜리 폐지 블록이 줄줄이 뽑혀 나옵니다.
작업장 곳곳에 이렇게 만든 압축 폐지들이 겹겹이 들어차 있고, 산더미처럼 쌓인 폐지 블록은 어림잡아 2,000개는 족히 넘어 보입니다.
[폐지 처리업체 관계자]
"(물량이) 늘었죠, 아무래도. 택배나 이런 걸 시켜서.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 강남권(에서) 다 들어와요."
코로나19로 폐지 줍는 어르신이 줄고 최근 소비까지 위축되는 조짐을 보이지만, 아파트 배출량이 워낙 많다 보니 폐지는 쌓이는 상황입니다.
[폐지 수거업체 관계자]
"과천에서도 오고, 거의 서울인데. 지금은 (서울) 금호동에서 왔습니다. (주로 아파트죠?) 네, 다 아파트죠."
대형 수송트럭에 빈틈 하나 없이 압축 폐지를 꽉꽉 채워 싣고.
[폐지 수송 기사]
"(다 어디로 가요?) 원지 (제조)회사요. 가져가면 원지 만드는 회사로…"
한번에 수십 톤씩 제지 회사에 보내도 계속 쌓여가는 폐지를 업체들이 마냥 반길만한 일도 아닙니다.
서울에 있는 또 다른 폐지 업체.
이곳에서도 압축 폐지 블록들이 엿가락 뽑듯 줄줄이 만들어져 나옵니다.
[폐지 처리업체 관계자]
"주로 아파트인데 (경기) 고양시 일부하고 (서울) 서대문구, 마포구, 은평구, 이쪽에서 주로 많이 (가져옵니다.)"
골판지와 신문지, 잡지류 등 폐지를 종류별로 분류하는 작업도 한창입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곳이 쓸만한 종이를 골라내는 선별장인데요. 폐지를 압축하기 전에 이렇게 이물질을 걸러내는 작업을 반드시 거칩니다.
대형 원통처럼 생긴 선별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작업자가 먼지를 뒤집어쓰며 비닐봉지나 노끈 같은 불순물을 골라냅니다.
하지만 배출 전 제거했어야 할 포장용 테이프와 송장 등이 곳곳에 눈에 띄고, 비닐봉지를 뜯어보니 폐지로 쓰기엔 부적합한 것들이 태반입니다.
"비닐 그대로 다 있지 않습니까."
최종 처리한 압축 폐지에도 비닐 완충재부터 각종 플라스틱 용품까지 깊숙이 박혀 뽑아내기조차 어렵습니다.
아파트 분리 배출 문제로 참다못한 업체들이 수거 거부 방침을 밝히며 폐지 대란 위기까지 갔던 게 불과 두 달 전.
재활용 업계는 갈등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정윤섭/한국제지원료재생업협동조합 전무]
"선별장을 갖춘 곳은 전국에 한 10~15%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사람 손으로 해야 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국내 택배 물동량은 지난 1~2월 4억8,000만 개를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증가했습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뉴스투데이
김재홍
[투데이 현장] 폐지만 산더미…'언택트 소비'의 그늘
[투데이 현장] 폐지만 산더미…'언택트 소비'의 그늘
입력
2020-04-06 06:49
|
수정 2020-04-0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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