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10대 중학생 등이 렌터카를 훔쳐 타고 달아나다 대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취재해보니 이 외에도 지방까지 내려가 주유소를 터는 등 아이들의 범행은 일상처럼 계속됐지만, 우리 사회는 이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김광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1일 새벽 2시 반쯤, 경북 구미의 한 주유소.
흰색 승용차 한 대가 들어오고 얼굴도 가리지 않은 청소년들이 내리더니, 주유기 2대를 부수고 현금을 훔쳐 달아납니다.
[피해 주유소 관계자]
"한 4~5명이 내려서 주유기에 붙어서 강제로 드라이버 같은 것으로 젖혀서요. 계수기 안의 돈을 다 회수해 간 거죠."
이들은 전날밤엔 김천의 주유소 3곳에서도 현금을 훔치는 등, 하룻밤 사이 주유소 6곳을 털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 달 대전에서 뺑소니 사망 사고를 냈던 중학생들.
구미와 김천에 올 때에도 역시 렌터카를 훔쳐 몰고 왔습니다.
이들은 구미 경찰서를 거쳐 서울 양천경찰서로 넘겨졌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풀려났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23일, 인천에서 다시 렌터카 석 대를 훔쳐 사고를 냈고, 또 이틀 지나서는 서울에서 렌터카를 훔쳐 사고를 냈는데도 계속 풀려났습니다.
이들의 범죄 행각은 결국 29일 대전에서 사람이 숨지고 나서야 멈췄습니다.
대전에서 사고를 낸 8명 중 3명만 소년분류심사원으로 넘겨져 소년원행 여부 등을 심사 중이지만 만 14세 미만이라 형사처벌은 받지 않습니다.
[고봉민/변호사]
"범죄나 결과의 중대성, 반복적 범행 여부, 고의성, 계획성… 이런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형사 미성년자라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고 (해야 합니다)."
지난 20대 국회에도 소년법 개정을 요구하는 법안이 여럿 발의됐지만, 단 한 건도 처리되지 못한 가운데, 대전 뺑소니 중학생들을 엄중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글에는 닷새 만에 90만 명 가까이가 서명했습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뉴스투데이
김광연
주유기 현금 털이도…어린 범죄자들 또 면죄?
주유기 현금 털이도…어린 범죄자들 또 면죄?
입력
2020-04-0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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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4-0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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