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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등교 연기에 남아도는 우유…'눈물의 할인판매'

[투데이 현장] 등교 연기에 남아도는 우유…'눈물의 할인판매'
입력 2020-04-22 06:45 | 수정 2020-04-2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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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19 여파로 낙농가와 우유업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급식용 우유수요가 뚝 끊기면서 재고가 몰린 마트에선 할인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정동욱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이천의 한 젖소 농가.

    축사를 빠져나온 젖소들에게 하나 둘 착유기를 채우고.

    젖을 짜기 시작하자 하얀 원유가 빨려 나옵니다.

    여과 등의 과정을 거친 원유는 섭씨 73도로 살균하고 다시 저온 냉각해 병에 주입됩니다.

    젖소 한 마리가 하루에 생산하는 원유는 통상 40리터로 급식용 우유 200개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우리나라 하루 평균 우유 생산량은 약 5천6백 톤입니다.

    예년보다 기온이 따뜻한 올해엔 우유 생산량이 더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초중고교 등교가 미뤄지면서 급식용 우유 공급은 뚝 끊어졌고.

    [김새한/영양사]
    "학생들이 언제 등교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요. 청소나 위생을 신경 쓰면서."

    매일 200㎖짜리 우유 300만 개, 총 600톤의 우유가 남아돌면서 우유는 처치가 곤란한 지경입니다.

    [위철연/낙농가 대표]
    "(생산량을) 줄였다 늘렸다 할 수 없습니다. 소의 생리적인 면에서…"

    그러다 보니 요즘 대형마트에선 때아닌 우유 할인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개들이 묶음 상품에 덤으로 작은 우유를 한두 개씩 더 주고, 심지어 2.3ℓ나 1.8ℓ나 값은 엇비슷합니다.

    코로나로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 우유를 더 산다는 소비자도 있지만.

    [강현덕]
    "집에 애들 있으니까 2개씩 사가는 거예요."

    우유 값이 싸졌다고 갑자기 더 사먹겠다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호영]
    "필요한 만큼만, 항상 이 정도 2개씩."

    급식 중단으로 추산된 우유업계 전체 매출 감소액은 지난달에만 2백억 원 수준.

    남는 원유를 유통기한이 긴 멸균 우유나 탈지분유로 만들고 있지만 높은 원가와 보관 비용으로 조만간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박상도/한국유가공 협회 전무]
    "급식물량이 그대로 남아돌고 있습니다. 낙농업계 모두 자구 노력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미 미국 낙농가들은 갓 짜낸 신선한 우유를 바로 배수구에 내다 버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학교와 대형 식당이 문을 닫았고, 유통망도 붕괴됐기 때문입니다.

    [라이언 엘비/미국 낙농민]
    "우유를 버린다고 해서 상황이 좋아질지는 모르겠어요. 이래도 안되면…"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아이들이 언제 학교로 돌아올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

    12월에 멈춘 식단표는 기약 없는 등교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동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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