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실팽이'와 '피젯 스피너' 아이들이 흔히 가지고 노는 이런 장난감에서 착안한 의료용 기구들이 속속 발명되고 있습니다.
가격은 수천분의 1이고, 전기가 안들어오는 오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박선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양쪽에서 실을 당기면 돌아가는 '실팽이'를 이용해 만든 원심분리기입니다.
혈액이 담긴 미세한 관을 종이판에 붙이고 손으로 실을 당기면 강한 원심력이 발생해 혈액 속 말라리아 기생충이 분리되는 겁니다.
장난감 같지만 분당 12만5천바퀴나 회전해 성능은 고가의 원심분리기 못지않고, 전기가 필요없어 아프리카의 오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누 프라카시/스탠퍼드대 교수]
"이 원심분리기는 전기나 인프라가 필요없는데다, 단돈 20센트(250원)면 당신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습니다."
몇 해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피젯 스피너'.
이번엔 국내 연구진이 이를 이용한 세균 감염 진단 기구, 일명 '진단용 스피너'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시료인 소변을 넣고 한 두번 돌리면 사실상 끝.
원심력으로 시료가 이동하며 필터 위에 병원균만 걸러져 100배 이상 농축되는 건데, 시약을 넣고 45분동안 기다리기만 하면 세균이 있는지 여부가 색깔로 나타납니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오지에서는 요로감염 등 세균성 질환 진단에만 며칠 씩 걸리는데 이를 이용하면 한 시간 내로 단축됩니다.
세균을 배양하는 기존 검사법보다 간단하면서도 정확도는 높고, 비용도 개당 600원 정도로 저렴합니다.
[조윤경 교수/기초과학연구원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손으로 이렇게 회전하는 힘을 이용해서,전기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진단 기기입니다."
또 세균이 많을 수록 색이 진하게 나타나 전문가가 아니어도 색을 통해 세균의 양까지 육안으로 판별할 수 있습니다.
검출된 세균이 특정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지도 1시간 안에 추가로 확인할 수 있어 항생제의 오남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원은 이번 기술을 아프리카 오지 등 의료지원이 부족한 곳에 제공할 방침입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게재됐습니다.
MBC뉴스 박선하입니다.
뉴스투데이
박선하
장난감 원리로 감염 진단…'피젯 스피너'의 변신
장난감 원리로 감염 진단…'피젯 스피너'의 변신
입력
2020-05-20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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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5-20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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