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부산의 한 구청 카누 실업팀의 합숙소에서 집단폭행과 성추행이 일어났습니다.
이 사실을 구청도 체육회도 알았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는데, 인권위는 담당자들을 징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 것을 권고했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중학생 때부터 카누 선수의 꿈을 키워온 20대 남성 A씨.
지난해 5월, 부산 지역 구청 실업팀의 합숙훈련에 합류했습니다.
그런데 선배 선수 2명이 엘리베이터에서 집단 폭행을 했고, 성추행도 저질렀습니다.
[피해자]
"지하 1층부터 사람이 안 타면 20층까지 맞았어요. 계속 때리고 머리채를 잡고 엘리베이터 벽에 박고, 머리감고 있을 때 제 몸에다가 소변을 보고…"
그러기를 두 달째, 피해 선수는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감독에게 털어놨고, 감독은 실업팀이 속한 구청과 부산체육회 담당자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구청도, 체육회도 기본적인 조사조차 하지 않아 가해자들은 버젓이 전국 대회에 출전까지 했습니다.
[피해자 가족]
"다 보고를 했는데,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해서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수사를 거쳐 가해 선수 2명을 특수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지만, 이 사건으로 대학까지 자퇴한 피해자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못 하겠어서 다 포기했어요. 잠도 못 자고, 꿈에 막 나오고…"
국가인권위원회는 "구청과 지역 체육회가 선수를 보호할 의무를 소홀히 해 2차 피해를 낳았다"면서 사건 담당자들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습니다.
또 범죄를 인지하면 반드시 신고를 하도록 규정을 만들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뉴스투데이
손하늘
구청도 체육회도 '쉬쉬'…스러진 '카누선수의 꿈'
구청도 체육회도 '쉬쉬'…스러진 '카누선수의 꿈'
입력
2020-06-05 06:39
|
수정 2020-06-05 07:25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