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전국의 예식장을 돌면서 축의금을 훔친 절도단 4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양복에 마스크를 쓰고 축의금을 접수하는 사람 앞에서 직접 봉투를 받아 챙기는 고전적인 수법인데, 피해자 대부분은 피해를 당한지도 몰랐습니다.
김상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25일 낮 12시쯤, 춘천의 한 결혼식장입니다.
결혼식을 앞두고 하객들이 몰려들고, 화환 앞에서 검은 마스크를 쓴 하객이 자연스레 축의금 봉투를 건넵니다.
봉투를 받은 남성은 뒤돌아 접수를 하는 듯 하더니, 다른 남성이 시야를 가리는 사이 두리번거리다 받은 봉투를 그대로 양복 주머니 안으로 넣습니다.
그리고 두 남성은 유유히 결혼식장을 빠져나옵니다.
범행이 일어난 곳입니다.
절도범들은 하객이 붐비는 때를 이용해 축의금을 건네받고, 미리 대기시켜 놓은 차를 타고 도주했습니다.
[허필국/춘천경찰서 강력팀]
"단체 하객들이 오면 '봉투를 저한테 주십시오' 하고 봉투를 받아요. 그러면 그 접수대 앞에서 시야를 가리던 공범이 하객들 만큼 식권을 달라고 해서 하객들한테 전달을 해줍니다."
이들은 불과 30초 만에 단체 하객이 전달한 봉투 10여 개, 60만 원 상당을 챙겼습니다.
이들은 같은 수법으로 전국에서 30여 차례에 걸쳐 900여 만 원을 훔쳤는데, 피해자들도 피해를 당한 사실을 몰라 피해금액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허필국/춘천경찰서 강력팀]
"지금 우리가 확인한 27건 범행 중에서 피해자가 자기 피해 사실을 안 건 1건 밖에 없었습니다."
축의금 전문 절도단은 이미 같은 수법의 전과가 있는 50대에서 70대 사이 남성 4명으로, 일부는 출소한 지 세 달 만에 또 범행을 저질렀고, 검거되는 순간까지도 양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특가법상 절도와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검찰로 송치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뉴스투데이
김상훈
"축의금 받습니다"…양복 입고 접수인 행세
"축의금 받습니다"…양복 입고 접수인 행세
입력
2020-06-0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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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6-0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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