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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넘어질지 몰라요"…기준도 없는 '항타기'

"언제 넘어질지 몰라요"…기준도 없는 '항타기'
입력 2020-06-12 07:31 | 수정 2020-06-1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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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제 인천공항고속도로 위로 넘어진 대형 건설장비는 공사 현장에서 땅 속으로 긴 기둥을 박을 때 쓰는 항타기였는데요.

    취재를 해 보니 이 항타기에 대한 별도의 안전 규정이 없어, 매년 사고가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이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도로 옆 건설 현장에 서 있던 항타기가 서서히 기울더니 고속도로를 덮쳐 버렸습니다.

    고속으로 질주하던 차량과 차량 사이로 쓰러진 게 그나마 천만 다행,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습니다.

    사고 현장엔 난간이 부서졌고 도로가 파손 됐으며, 공사장엔 넘어진 항타기를 옮기는 작업이 이틀째 계속됐습니다.

    이렇게 항타기가 기울어져 넘어지는 사고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서울의 한 공사현장에서 30m 높이 항타기가 안양교 위로 넘어졌고, 부산에선 항타기가 인근에 서있던 차량 위로 쓰러져 차량 탑승자 4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모두 공사장에서 항타기를 이동시키다가 밑을 받치고 있던 지반이 무너지면서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이번 사고 역시 매립지인 공사 현장의 지반 침하를 고려하지 않아 발생했을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채용규/건설기계정비기능장협회 회장]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면서 땅의 기반이 무너져요. 그걸 감안하지 않고 그냥 항타기가 들어간거죠."

    더 큰 문제는 항타기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 기준도 없다는 겁니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항타기는 흙이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한 방지 장치를 부착해 사용하는데, 이 무게만 10톤이 넘습니다.

    항타기가 움직일 때 이 장치를 들어야 하는데, 만약 이 상태에서 항타기가 균형을 잃으면 쉽게 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천공항고속도로 항타기 전도 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은 공사 현장 관계자를 불러 안전규정 위반 여부를 집중 추궁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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