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본 정부는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강제징용 사실을 알리는 시설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오늘 일반에 공개하기 전에 언론에 먼저 내부를 공개했는데, 한국과 국제사회에 약속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도쿄에서 고현승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일본 정부 총무성 별관 1층에 문을 연 산업유산정보센터입니다.
전시관에 들어가자 좌측에 65인치 대형 패널 7장을 연결한 화면이 보입니다.
화면엔 하시마, 즉 '군함도' 관련 영상이 반복 상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산업혁명이라는 메이지유신의 대표적 시설로 소개하고 있을 뿐, 수백명의 조선인이 강제징용돼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오히려 강제징용과 노역은 없었다는 군함도 주민 36명의 사진과 증언을 모아놨습니다.
[스즈키 후미오/전 군함도 주민]
"하시마(군함도)에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못 들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너무 친절했고…"
또 타이완인 징용 노동자의 월급봉투 사진도 공개하며, 징용자에게도 급여 차별은 없었다는 억지 주장까지 늘어놨습니다.
일본은 지난 2015년 군함도 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한국인들이 강제징용돼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알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전시관 어디에도 그런 내용은 없었습니다.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지난 3월 31일 개관했지만, 코로나19로 공개를 미뤄오다 하루 15명씩만 예약제로 일반인 관람을 허용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하루 일찍 내외신에 시설을 공개했는데, 10명 가까운 직원들이 기자들을 둘러싸고 일방적인 설명을 했을 뿐, 내부 촬영도, 시설물 조작도 금지했습니다.
일본이 유네스코 공식 석상에서 했던 약속까지 어겨가며 강제징용 사실을 부정함에 따라 또 다시 한일 관계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뉴스투데이
고현승
"강제 징용 없었다"…日, 군함도 역사 왜곡
"강제 징용 없었다"…日, 군함도 역사 왜곡
입력
2020-06-1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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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6-15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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