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가 '노인 학대 예방의 날' 이었는데요, 이런 아들이 있어 고발합니다.
거동이 불편한 80대 어머니를 대학병원 응급실에 방치한 50대 아들,보호자인 이아들은 수시로 병원에 찾아와 어머니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는데 그 모습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겼습니다.
양소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0일 밤 10시쯤, 80대 노인 원 모 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에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원 씨/어머니]
"굳이 (병원으로) 데리고 왔거든요. 죽으래요, 여기서… 근데 죽어지지도 않잖아요."
(아들이 죽으래요?)
"네."
잠시 뒤, 50대 아들 신 모 씨가 나타났습니다.
경찰과 대화를 하던 신 씨는 갑자기 어머니가 누워 있는 침대를 발로 차더니 폭언을 퍼붓기 시작합니다.
[신 씨/아들]
"뭐, XX, 죽으라고 그러는 거예요. 난 할 만큼 했어, 이 양반(어머니)한테!"
(어머니한테 이러는 거예요, 지금?)
"응 죽으라고."
경찰이 체포하려 하자 또다시 노모에게 욕설을 쏟아냅니다.
[신 씨/아들]
"너, 이 XXX아, 내가 XX 때문에 이런 꼴을 당한다. 너 여기서 죽어!"
요양병원에 있던 원씨는 지난 달 21일, 호흡곤란 증세로 이 병원 응급실에 왔습니다.
의료진은 원 씨의 상태를 살펴본 뒤, 이상 소견이 없다고 판단하고 보호자인 아들에게 퇴원을 권했습니다.
하지만 신 씨는 막무가내로 어머니를 놔둔 채 병원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20여 일 동안 확인된 것만 9차례나 병원 응급실에 찾아와 어머니와 의료진에게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폭언을 해댔습니다.
[아들 신 씨 ]
"이 **놈…"
[병원 관계자]
"여러번 말씀드렸어요. 욕하지 마세요."
[아들 신 씨 ]
"** ** 오기만 해봐. *** **** 죽여. ***"
이달 초, 어머니 원 씨가 퇴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자 병원 측은 요양병원으로 이송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아들 신씨가 강하게 항의하는 바람에 다시 돌아와야 했습니다.
[원 씨/어머니]
"나가고 싶어요. 마음이 아파요."
정식 입원도 아닌 응급실에 방치된 상황.
보호자 동의 없이 퇴원이 불가능하다는 의료법 규정 때문에 병원 측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홍기정/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생명이 위급한 분들 뭐 심정지 중증 외상 이런 위험한 분들의 병상이 사실 점유되어 있는 상태이고, 그런 분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골든타임 시간이 소모되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또 응급실에서는 일반 병실과 달리 식사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한 달 가까이, 80대 노모는 제대로 끼니를 챙기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보다못한 의료진이 사비로 빵과 우유 등을 사서 원 씨의 식사를 챙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들 신 씨는 이 또한 병원의 책임이라고 떠넘겼습니다.
[신 씨/아들]
"수액을 주로 주고, 영양분 아마 줄 걸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식으로 하는 거예요. 계속 아예 안 먹으면 문제가 된다고. 나한테 전가하려고 잘못을."
입원을 시켜달라는 요구를 병원이 거부하고 있어 노모를 데려갈 수 없다면서, 환자의 권리도 거론했습니다.
[신 씨/아들]
(병원에서 욕설도 하시고 폭언도 하시고)
"일부러 그랬어요 일부러… 왜냐하면 그래야만 사람들이 쳐다보고 관심을 갖게 되고"
(다른 환자들 진료에 방해가 될 수도)
"방해는 되겠지만 그 사람들이 환자의 권리와 의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똑똑하게 만드는 중이에요."
그런데 확인 결과 신 씨의 아버지도 올해 1월부터 경기도 성남의 한 대형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병원 측은 아버지의 퇴원을 권했지만, 아들 신 씨는 여기에서도 퇴원을 거부하고 병원비조차 납부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을 기초생활수급자라고 밝힌 신 씨의 명함에는 요양보호사 등 다양한 이력과 함께 사회복지사 자격도 준비하고 있다고 돼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응급실에서 욕설과 협박을 하며 응급의료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아들 신씨를 경찰에 고소하고, '노인 학대'에 대해서도 관련 기관에 신고했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뉴스투데이
양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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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죽어라"…부모 버리고 욕설·폭언까지
"병원에서 죽어라"…부모 버리고 욕설·폭언까지
입력
2020-06-16 06:41
|
수정 2020-06-1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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