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우리 국민이 이라크의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코로나로 숨진 것 같습니다.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함께 파견됐던 노동자들이 이후 급히 귀국했는데, 이 중 10명이 확진됐습니다.
아직도 150명 정도가 이라크에 남아 있는데, 이미 집단적으로 코로나에 걸린 건 아닌지 귀국도 못한 채 공포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박소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 떨어진 비스마야.
10만 세대가 입주할 신도시 건설 현장에선 한화건설과 협력업체 직원 등 한국 노동자 4백여명과 방글라데시와 이라크인 등 1만여 명이 일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28일 새벽 이 공사현장 협력업체의 현장 소장인 62살 이 모씨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현지에서 숨졌습니다.
이 씨는 6월 중순쯤 갑자기 열이 나는 등의 증상이 있어, 바그다드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결국 사망했습니다.
[한화건설 관계자]
"폐렴 증상이 있었는데 악화가 돼서 돌아가셨다고...지난 주말에."
현재 공사는 지난 15일부터 전면 중단됐고, 노동자들은 자가격리 중인 상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집단 감염이 벌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공사중단 이후 현장에서 한국인 2백 5십여명이 순차적으로 귀국했는데, 이 중 확진자가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화건설측은 이들 가운데 7명이 자사 소속직원이며, 나머지 3명은 협력업체 직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사망한 이 씨와 같은 협력업체에서 일하던 직원도 24일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귀국 동료 노동자]
"우리가 오면서 비행기 내에서 걸린 게 아니고, 이미 거기 이라크 내에서 이제 회식을 하는 과정이라든가 어떤 그 모임 과정에서 걸렸다(라고 생각했어요.)"
지난 19일에는 방글라데시인 근로자 1명도 현장에서 코로나 증상을 보이다 숨졌습니다.
노동자들은 발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 바그다드 병원으로 이송되는 걸 오히려 우려하는 실정입니다.
[현지 노동자]
"바그다드 병원에 가면 혹시나 죽지 않을까, 한국에 있으면 그래도 살 수는 있을텐데… 해열제라도 먹고 국내에 들어가야 될 입장이죠."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측은 "건설현장에 이미 감염된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으므로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며 집단 감염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이 씨의 시신은 현재 바그다드 병원에 안치돼 있으며, 이라크 당국의 최종 진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화건설측은 약 70여명의 최소 인력을 제외하고 나머지 노동자들을 순차적으로 귀국시키겠다고 밝혔지만, 바그다드 공항이 폐쇄된 상태여서 조속한 귀국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뉴스투데이
박소희
이라크 건설현장 코로나 관련 한국인 1명 사망…"집단감염 가능성"
이라크 건설현장 코로나 관련 한국인 1명 사망…"집단감염 가능성"
입력
2020-06-30 06:06
|
수정 2020-06-3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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