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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쏙] 일본 불매운동 1년

[경제쏙] 일본 불매운동 1년
입력 2020-07-08 07:39 | 수정 2020-07-0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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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연 : MBC 보도국 이성일 선임기자

    ◀ 앵커 ▶

    알아두면 좋을 경제 뉴스 이해하기 쉽게 전해드리는 경제쏙 시간입니다. 두 번째 시간, MBC 보도국의 이상일 선임 기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성일 선임기자 ▶

    안녕하십니까.

    ◀ 앵커 ▶

    오늘 준비하신 내용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죠. 이게 작년 7월 1일에 일본이 수출 규제 제한 발표하면서 그때부터 시작이 됐는데요.

    ◀ 이성일 선임기자 ▶

    맞습니다. 그 직후에 민간 중심의 일제 불매운동이 벌어졌으니까 딱 이맘때쯤 일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처음에는 의류, 맥주 같은 다소 가벼운 소비재로 시작을 했는데 곧 자동차, 비싸고 다양한 제품으로까지 불매운동이 번져갔던 것 기억하실 겁니다.

    ◀ 앵커 ▶

    네, 맞습니다. 특히 일본 여행이 많이 이슈가 됐었잖아요. 저도 사실 이 일이 터지면서 앞으로 일본 여행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싶은데 저도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입장이라서. 여행객 많이 줄었죠.

    ◀ 이성일 선임기자 ▶

    그때 여행을 취소하신 분들이 많았잖아요.

    ◀ 앵커 ▶

    저도 취소해서 수수료 물었습니다.

    ◀ 이성일 선임기자 ▶

    예. 작년 하반기 통계를 보니까요. 일본 여행이 한해 전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는데 지금까지 회복 기미가 없죠. 심지어는 업무 때문에 출장 다녀온 사람들도 좀 쉬쉬하는 그런 분위기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일본 노선에 주력했던 저가 항공사들이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 앵커 ▶

    네. 1년이 지난 지금도 이제 불매운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었는데. 특히 맥주나 의류 같은 소비재. 사실 여행 같은 것보다는 공산품이 대체가 쉽잖아요. 맥주나 의류 같은 게 특히 크게 타격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이성일 선임기자 ▶

    아마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게 맥주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시장에서 일본 맥주가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었는데요. 지난 4월 통계를 보니까 수입량이 1년 전보다 9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남은 10%, 한 달에 한 6억 원 정도 되는데 이걸 누가 먹었는지 궁금할 정도로 생활에서 자취를 감춘 느낌이잖아요.

    자동차의 경우도 비슷한데 일본 유명 자동차 회사인 닛산은 한국 시장에서 아예 철수를 했고요. 판매량은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외산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그만큼 줄었는데 이런 사례를 일일이 거론하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입니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는데 2001년에 일본의 역사 교과서 파동으로 일제 불매운동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도 비슷한 이유로 이런 불매운동이 몇 차례 벌어졌었는데요. 지금은 모두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오래되지 않아 사그라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건 좀 다른 것이 일본 언론들까지 예상 밖이라는 평가를 내릴 정도로 굉장히 장기화 되고 그 효과도 매우 뚜렷한 편입니다.

    ◀ 앵커 ▶

    예, 사실 제가 봐도 이번에야말로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불매운동이 성공한 사례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영향에서 좀 벗어난 그런 품목들도 있다고 했죠.

    ◀ 이성일 선임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일본 게임 업체, 닌텐도가 내놓은 신작 게임이 품절이 됐다. 이런 소식이 좀 화제가 되었고요. 담배나 신발처럼 불매운동의 영향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품목들도 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은 소수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 앵커 ▶

    네. 제가 봤을 때 아무래도 기호식품이라든지 기호 상품 또는 문화 상품 같은 건 대체가 좀 어려운 거 같기도 해요. 그러면 국내 기업들은 어떤가요. 아무래도 불매운동으로 반사이익을 본 업체들도 많이 있을 것 같은데요.

    ◀ 이성일 선임기자 ▶

    네. 지난해부터 관심이 많았는데요. 1년 지난 지금까지 주가, 실적. 이 두 가지를 추적을 해봤더니 먼저 주가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투자자들이 큰 이익을 봤는데요. 맥주 만드는 하이트, 진로 또 문구류 만드는 모나미는 주가가 1년 새에 두 배 정도 올랐고요. 저가 의류 제조회사인 신성통상이라는 회사도 50% 정도 넘게 올랐습니다. 실적은 그런데 그보다는 좀 못 미쳤던 거 같고요. 기업들이 애국심 마케팅 활용한 그런 일들도 많이 했는데 매출 기준으로는 20~30%씩 늘어나는 데에 그친 거죠.

    일본 자동차 자리를 유럽산 자동차가 차지했던 것처럼 아마 다른 제품들도 외국산 제품들이 일본 제품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기 때문으로 분석이 됩니다.

    ◀ 앵커 ▶

    사실 국내에 불매운동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결정적인 게 반도체 만드는 데에 필요한 부품을 수출하지 않겠다.

    ◀ 이성일 선임기자 ▶

    네. 아까 말씀하신 7월 1일 조치죠.

    ◀ 앵커 ▶

    네. 그 발표였는데 그 결과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요. 지금 이 시점에서.

    ◀ 이성일 선임기자 ▶

    한 마디로 일본 정부가 체면 구긴 거고요. 한국 반도체 산업이 강하다는 사실을 굳이 확인시켜 준 그런 꼴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수출 규제는 불매운동과는 정반대로 일본 제품 안 팔겠다. 이런 거거든요. 이런 생각의 저변에는 일본 제품이 최고다. 그리고 이 제품을 가져다 쓰지 않고서는 반도체를 만들 수 없을 것이다. 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겁니다. 그래서 한국의 최대 산업인 반도체 생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했던 건데요. 실제로는 정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일본 업체들이 이거 수출 못 하면 우리가 먼저 죽는다. 이러면서 정부 조치에 반기를 들었고요. 결국 국내에서 수출 규제가 유야무야 되는 계기가 만들어진 거죠.

    결론적으로 보면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얕본 일본 아베 총리가 큰 오판을 한 셈이 됐고요. 또 일본의 소재 회사들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는데도 회사 존립에 위협을 받는 의문의 1패를 당한 셈이 됐습니다.

    ◀ 앵커 ▶

    예. 일본산 소재를 국산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시도가 많았는데 아무래도 이건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 마지막에는 끝까지 해낼 수 있기를 바라고 진정한 독립이 왔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성일 선임기자 ▶

    감사합니다. 분쟁의 출발점인 강제 징용 배상 문제에서 일본이 성의 있는 자세를 먼저 보이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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