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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쏙] "정신과 진료비 보다 싸다"?…보복소비의 심리학

[경제쏙] "정신과 진료비 보다 싸다"?…보복소비의 심리학
입력 2020-07-09 07:37 | 수정 2020-07-0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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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연 : MBC 보도국 이성일 선임기자

    ◀ 앵커 ▶

    알아두면 좋은 경제 뉴스, 이해하기 쉽게 전해드리는 경제쏙 시간입니다.

    오늘도 보도국 이상일 선임 기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성일 선임기자 ▶

    네, 안녕하십니까?

    ◀ 앵커 ▶

    오늘은 보복소비 얘기해 주신다고요?

    ◀ 이성일 선임기자 ▶

    네, 맞습니다.

    ◀ 앵커 ▶

    그러니까 코로나19 때문에 소비를 미뤘다가 단기간에 확 쓰는 그 현상을 말씀하시는 거죠?

    ◀ 이성일 선임기자 ▶

    네, 정확하게 그것입니다.

    사고 싶어도 참았던 제품들을 한 번에 몰아서 구매를 해서 팬더믹이나 또 위험 상황 직후에 소비가 평소보다 크게 늘어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쓸 돈은 쓰게 돼 있고 또 살 물건은 산다.

    이런 단순한 논리로도 설명을 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요.

    아주 정확히 전과 같이 돌아가는 건 아니고요.

    조금은 달라진 그런 소비 행태를 볼 수가 있습니다.

    ◀ 앵커 ▶

    네, 사실 제 경우에는 보복소비보다는 보복폭식 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

    단 것이나 매운 게 많이 당기더라고요.

    그런 거 보면 아무래도 이런 코로나19 현상이 심리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 이성일 선임기자 ▶

    네 그렇습니다.

    구매하는 물건을 보면 전과 후가 차이가 생기는데요.

    거리 두기가 한창일 때는 생존에 필요한 제품들을 위주로 소비를 하다가 나중에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사게 되는 게 대체적인 경향입니다.

    제 주변에서도 보면요. 재택근무를 하는 데에 필요한 상의, 또 속옷만 사게 된다는 그런 사람들이 이제는 외출복이 눈에 들어온다.

    이런 얘기들을 좀 하고요.

    또 여성들의 경우에는 화장품이 마스크 위로 보이는 눈화장 위주의 제품에서 다른 제품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 판매 기록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게 모두 움츠렸던 소비가 전과 비슷하게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앵커 ▶

    네, 처음에 코로나 폭발할 때보다 지금은 유지되는 과정이니까 아무래도 처음보다는 소비가 늘긴 늘었을 텐데요.

    그래서 오프라인 가시는 분들도 꽤 많아진 거 같습니다.

    ◀ 이성일 선임기자 ▶

    네, 그렇습니다.

    온라인 장보기에 밀리고 또 심지어는 재난지원금도 쓸 수 없었던 대형마트, 백화점은 한때 매출이 반 토막 났다고 울상이었는데 6월 이후를 보니까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매출 회복을 주도한 품목을 보니까 가전제품인데요.

    이른바 동행세일 하면서 할인을 해준 영향이 큽니다.

    한 백화점은 에어컨 같은 냉방 제품이 많이 팔리면서 가전제품 매출이 작년보다 2배 넘게 늘었고요.

    또 다른 대형마트도 서큘레이터 같은 여름철 가전판매가 늘면서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을 했다고 합니다.

    이게 모두 여름철을 앞둔 일상적인 소비의 모습이고요.

    가전 전문 매장의 최근 인기 품목을 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눈에 띕니다.

    식기세척기, 냉장고처럼 주방에 놓는 가전제품들을 많이 사는 거 같고요.

    또 태블릿PC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도 눈에 띕니다.

    왜 그런지 이유가 짐작이 가시죠?

    ◀ 앵커 ▶

    네, 아무래도 집밥 많이 먹으니까 집에서 부엌을 돌아보면 '이 냉장고 바꿀까?' '이 가스레인지 바꿔볼까?' 그런 생각이 드실 것 같은데 집에 있는 시간이 늘고, 집밥 많이 먹고 그런 변화가 반영된 거겠죠.

    ◀ 이성일 선임기자 ▶

    예.

    ◀ 앵커 ▶

    이거 말고 다른 용품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난다고 한다고요.

    ◀ 이성일 선임기자 ▶

    예, 또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서 꽃이나 식물을 집에서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서 원예 용품이 잘 팔린다는 그런 데이터들도 있고요.

    또 집에 인테리어를 하는데 전보다 넉넉하게 돈을 쓰고 싶다.

    이런 대답이 늘어난다는 것도 비슷한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 앵커 ▶

    예, 이제까지 모으셨으니까 이번에 한번 질러도 되지 않을까, 이런 심리가 있을 것 같은데 면세품 얼마 전에 한 두 차례에 걸쳐서 판매했었잖아요.

    ◀ 이성일 선임기자 ▶

    예, 그렇죠.

    ◀ 앵커 ▶

    동이 났는데 이것도 보복소비의 하나로 봐야 될까요?

    ◀ 이성일 선임기자 ▶

    예, 얼마 전에 면세품 할인 판매 한다고 해서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일시에 몰려들어서 번호표 받고 기다리던 일이 있었고요.

    또 온라인쇼핑몰에도 수만 명이 몰려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습니다.

    평소에 비싸서 사지 못했던 고가품을 사는 것도 말씀하신 대로 보복소비의 일종으로 해석을 하기도 합니다.

    단순히 시간을 미루는 것 외에 심리적으로 보상을 얻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는 건데, 혼자 생기다가 생긴 우울함을 떨쳐 버리는 것, 또 내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겨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방법의 하나라는 거죠.

    그래서 뭐 '쇼핑이 정신과 진료보다 싸다' 뭐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최근 시중 면세품 구매자 중에 20~30대 비중이 높은 것을 보고 여름휴가를 해외로 갈 수 없게 되자 이를 대신해서 고가품을 샀다.

    이런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 앵커 ▶

    예, 휴가 가는 거보다야 싸겠죠, 쇼핑이.

    특히 중국은 이럴 때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나라인데…

    ◀ 이성일 선임기자 ▶

    그렇죠.

    ◀ 앵커 ▶

    중국에서 특히 고가품 소비 폭주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 이성일 선임기자 ▶

    예,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는 게 중국 광저우의 한 명품매장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코로나 확산으로 한 두 달 동안 문을 닫았다가 열었더니 매장이 말 그대로 난리 북새통이 됐다고 합니다.

    매장 하나에서 하루 매출 33억 원, 이게 또 중국 최고 기록이었다고 하고요.

    ◀ 앵커 ▶

    하루에요?

    ◀ 이성일 선임기자 ▶

    예, 하루에요.

    코로나19로 가장 억눌렸던 게 중국이다 보니까 이해할 만한 면도 좀 있는 거 같은데 어차피 이 일은 소수의 여유 계층에게나 허용된 일이고 아직 경기회복을 기다리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쓸쓸한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 앵커 ▶

    예, 이것도 사실 있는 사람이 쓰는 빈익빈 부익부 영향을 받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다음 주에도 좋은 소식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이성일 선임기자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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