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정부가 내놓은 7.10 부동산 대책 이후 전세 시장이 크게 들썩이고 있습니다.
집주인들이 늘어날 종부세에 곧 통과될 임대차 3법 부담을 전·월세로 전가하는 분위기가 나타나자 정부는 임대차 3법을 소급 적용해 잡겠다는 방침입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마포구 84㎡ 아파트에 전세를 사는 A씨는 최근 정기 예금을 해지했습니다.
집주인이 5억 5천만 원인 전셋값을 6천만 원 더 올려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전세 세입자 A씨]
"(전셋값을) 올려야 될 것 같은데 (집주인이) "너 어떻게, 더 있을래? 나갈래?" 이렇게 하더라고요. 4천(만원) 정도 생각했어요. 4천이나 3천 정도? 그런데 이렇게 막 10%씩 오를 줄은 몰랐죠."
서울 강남에선, 전셋값을 수억 원씩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
"8억 1천만원에 (전세) 살고 있다고 했는데, 10억원 정도로 올려달라고 해서 이사를 가야 되겠다고..."
현장에선, 7·10 대책, 그리고 '임대차 3법'이 전셋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종부세 부담이 크게 늘게 된 데다, '임대차 3법'이 통과되면 임대신고가 의무화되면서 임대기간은 최소 4년으로 길어지고, 임대료는 5% 이상 올릴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집주인들이, 종부세 부담을 전셋값에 반영하고, 전셋값도 5% 제한을 받기 전에 최대한 올려놓으려 한다는 겁니다.
[신달수/마포구 공인중개사]
"(세입자가) 전세금 올려줄 상황이 안 되면 그거를 이제 반전세로 해서 월세를 전세금 오른 만큼 많이 받으려고 하죠."
정부 여당은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임대차 3법'을 서둘러 처리하고, 기존 계약에도 적용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지금 전세 살고 있는 세입자에겐 전세계약 2년 연장, 임대료 인상 5% 제한을 적용해 보호해준다는 겁니다.
부동산 사이트 등에선 일부 집주인들이 임대차 3법에 반대하는 글을 올리며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상황.
임대차 3법은 이달 안에 통과되면 다음 달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그때까지 전·월세 시장의 동요는 한동안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뉴스투데이
이준희
'임대차 3법' 앞두고…집주인들 "미리 올리자"
'임대차 3법' 앞두고…집주인들 "미리 올리자"
입력
2020-07-14 06:15
|
수정 2020-07-14 06:32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