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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좁아 불편하다고…소나무에 시멘트 바른 땅 주인

길 좁아 불편하다고…소나무에 시멘트 바른 땅 주인
입력 2020-07-15 07:30 | 수정 2020-07-1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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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멀쩡하게 자라던 소나무들이 난데없이 시멘트로 뒤덮이면서 고사위기에 빠졌습니다.

    토지주와 주민들이 도로를 넓히겠다며 소나무들 밑동까지 시멘트 포장을 해버린 겁니다.

    이소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라수목원과 연결된 폭 4미터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최근 포장된 듯한 회색 시멘트가 눈에 띕니다.

    시멘트는 40-50년 된 소나무 밑동까지 완전히 덮어버렸습니다.

    성인 양팔로 안을 수 없을 정도로 굵은 소나무인데요.

    하지만 나무 밑동에는 시멘트가 빈틈없이 발라져 있어 빗물이 들어갈 공간조차 없습니다.

    [김운규/주민]
    "한 달 전부터 해서 시멘트로 미장하는 걸 봤습니다. 소나무도 있고, 생태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생각을 많이 해봤죠."

    도로와 접한 개인 소유의 임야 50미터 구간에 시멘트로 덮힌 나무는 모두 4그루.

    밑동이 완전히 덮여 정상적인 생육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신창훈/세계유산본부 한라산 연구부장]
    "수분을 먹고 사니까 영양분 공급이 안 되니까. 결론적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의 고사된다고 봐야 합니다."

    인근 주민들은 도로가 좁아 통행에 불편을 겪는다며 제주시에 소나무 벌채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토지주의 협조를 얻어 임의로 포장했다고 말합니다.

    [인근 주민]
    "차량 통행에 문제가 되면 결국 (제주)시청에서 베어 주지 않을까 하고…그래서 이렇게 해 놓은 겁니다."

    제주시는 지목상 임야의 소나무는 사유지라 하더라도 임의로 베거나 훼손할 수 없다며, 토지주에 대해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해달라고 자치경찰에 통보했습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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