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코로나와의 싸움, 어느덧 반년이 돼갑니다.
실제로 코로나19에 걸렸던 분들만이 그 고통을 실감할 텐데요.
아 내가 죽는구나, 이게 죽음의 문턱이구나 할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그러니까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확진자들의 투병기, 신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코로나 19는 소리도 없이 찾아왔습니다.
보건소 직원인 마흔 살 선명희 씨는 지난 3월, 폐쇄된 병원에 코로나 역학조사를 나갔다가 갑자기 본인 몸이 이상하단 걸 느꼈습니다.
[선명희/(병원 역학조사 중 감염)]
"아침에 갑자기 커피를 마시는데 커피 향이 안 나는 거예요. 샴푸 향도 안 나는 거예요. 그래서 커피를 마셨는데 커피 맛이 안 나요. 어 이상하다."
출장차 지난 2월 미국 뉴욕에 갔던 손문성 씨도 처음엔 감기에 걸렸나 싶었다고 합니다.
[손문성/(미국에서 치료)]
"뉴욕이 초기여서 병원들이 코로나라는 증상에 대한 인식이 없어서, 심한 감기 몸살이라고 두 번 다 오진을 한 거예요."
처음부터 통증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견딜만하다고 생각할 즈음 갑자기 고통이 휘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통증은 죽음의 공포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손문성]
"진짜 아프냐는 이야기를 해요. 코로나 걸리면 진짜 아파요 그리고 죽어요. 죽음 직전까지 가요. 호흡이 딱 멈추는데 이러면 죽는 거구나, 라는 느낌이 왔어요. 내 옆에 할아버지 두 분이 중환자실에서 소천하셨고"
다행히 고통이 조금씩 사라져 가더니 몸이 천천히 회복되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젠 정신적인 절망감과 무력감이 찾아왔습니다.
[선명희]
(며칠 입원하셨던 거예요?)
"37일이요. 3주 지나니까 생기더라고요 그때부터 우울증이. 내가 과연 이곳을 나갈 수가 있나. 이틀에 한 번씩 검사를 하는데 계속 양성이 나오니까 희망이 갑자기 절망으로 변하는 거죠. 한순간에 그냥 무너지는 거예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완치 판정을 받고 소중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코로나19 환자였다'는 주변의 시선은 또 다른 고통이었습니다.
[선명희]
"저희 아이들은 제가 아직도 확진됐는지 모르거든요. 그걸 알면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이야기해요. 그러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또 걱정하시니까. 모르세요 아직도. 그냥 출장 갔다 온 줄 알아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 19와의 전쟁,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에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은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신신당부합니다.
[손문성]
"제가 살았던 것 너무 기적적이고 감사한 일이에요. 후유증도 많아요. 그래서 정말 조심해야 해요. 젊기 때문에 자신할 수 없어요."
MBC뉴스 신정연입니다.
뉴스투데이
신정연
코로나19 어느덧 반년…"죽음의 공포 생생"
코로나19 어느덧 반년…"죽음의 공포 생생"
입력
2020-07-17 06:43
|
수정 2020-07-17 06:45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