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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지도 않았는데…" 조각상 직접 찾아가보니

"닮지도 않았는데…" 조각상 직접 찾아가보니
입력 2020-07-29 07:36 | 수정 2020-07-29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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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개인적으로 만든 조형물에 우리 외교부가 국제적 예의 운운할 필요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안쓰러워 이 조각상을 만든 분은 일본이 흥분하면서 소란스러운 반응을 보인 걸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권기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치마저고리를 차려입고, 길게 땋은 댕기머리를 어깨에 늘어뜨린 소녀상.

    다소곳하게 모아 쥔 양손엔 꽃이 들려있지만, 표정은 차갑게 굳어있습니다.

    소녀 앞에는 정장 차림의 한 남성이 멍석 위에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양손으로 땅을 짚고 엎드려 사죄하는 뒷모습이 얼핏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닮은 듯도 하지만, 정면 얼굴을 촬영해 자세히 비교해봤더니 아무리 봐도 같은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김창렬/한국자생식물원 원장]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사죄를 해주면 그 사람이 되는 거다. 아니면 소녀의 아버지일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한 것이지, 아베를 딱 지칭해서 만든 건 아니에요."

    강원도 평창의 한 사립식물원이 8년 만에 재개관하면서, 원장이 자비를 들여 설치한 조각상입니다.

    2016년 조각가 왕광현 씨가 만든 '영원한 속죄'라는 작품으로, 현실에선 이뤄지지 않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죄를 형상화했습니다.

    [김창렬/한국자생식물원 원장]
    "아베가 이렇게 하면 좋겠다. 아베가 이렇게 사죄를 해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이런 생각을 하죠."

    무릎 꿇고 속죄하는 남성을 누군가로 특정하지 않았듯이, 소녀상 옆에도 아무도 앉지 않은 빈 그루터기가 놓여있습니다.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모든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소녀상 앞에서 무릎꿇고 사죄하는 주체가 누구냐를 놓고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만큼 논란이 일자,

    식물원 측은 다음달로 예정했던 조각상 제막식을 취소했습니다.

    MBC뉴스 권기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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