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붕 위로 올라간 소들, 비가 얼마나 쏟아졌는지 말해 줍니다.
넘쳐버린 섬진강 물에 떠내려가다 가까스로 집 지붕 위로 대피한 건데 어제 벌어진 대대적인 소 구출 작업 이계상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위태롭게 내려앉은 지붕 위에 황소 다섯 마리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섬진강이 범람하면서 물에 떠내려가던 소들이 주택 지붕위로 올라가 살아남은 것입니다.
벌써 사흘째, 오도가도 못 하고 지붕 위에서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이채석/집주인]
"여섯 마리에서 한 마리는 떨어져 죽고 지금 현재 다섯 마리만 올라가 있구만..."
물이 빠지면서 '황소 구조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119 구조대원들이 소에게 마취총을 쏴 한 마리씩 잠재운 뒤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힘이 빠진 소를 땅으로 끌어내립니다.
[집주인]
"오매, 여기도 소가 있다. 여기 안에도 있어요."
침수 피해로 지붕이 꺼져버린 집안에서도 황소들이 연이어 발견됩니다.
벽 뒤로 몸을 숨긴 소들은 발버둥을 치고 버티다 집 밖으로 구조됩니다.
전남 구례에서 사육중이던 소는 천 5백여 마리.
섬진강 범람으로 축사가 물에 잠기면서 대부분이 집을 잃은 신세가 됐고 이 가운데 2/3 정도만 무사히 구출됐습니다.
그나마 농민 품으로 돌아온 소들도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정기영/수의사]
"물속에 돌아다닌 상태여서 각종 세균에 아마 오염됐을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지금 상태로 내려놓고 봐도 그렇게 아주 건강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에요."
전남지역에서는 현재까지 집중 호우로 인해 폐사한 소가 450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MBC뉴스 이계상입니다.
뉴스투데이
이계상
마취총까지 동원…'지붕 위의 소' 사흘 만에 구출
마취총까지 동원…'지붕 위의 소' 사흘 만에 구출
입력
2020-08-1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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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8-1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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