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체육회 간부 장애인 비하에 갑질까지

◀ 앵커 ▶

"장애인 밥 먹는 것만 봐도 토가 나온다", "왜 장애인하고 결혼했느냐"...

누구도 입에 올리기 힘들고 올려서도 안 될 이런 언어폭력을 다른 사람도 아닌 장애인체육회 간부가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장애인 먹는 것도 보기 싫다는 분이 왜 장애인체육회에서 일하는 걸까요.

다른 횡포도 여럿 있었는데, 체육회가 내린 징계는 정직 1개월에 불과합니다.

장인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충청 지역의 한 장애인 체육회.

남편이 장애인인 정 모 씨는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로 지난해 3월 입사했습니다.

그런데 입사 이틀 뒤 A 팀장으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정 모 씨/전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
"저를 불러내셔 가지고 하신다는 말씀이 '나는 장애인 밥만 먹는 모습만 봐도 토가 나오는데 너는 장애인이 뭐가 좋아서 체육회에 들어왔냐?' 이렇게 물어봐서 저는 충격을 받았죠."

팀장이 사과를 하긴 했지만 들어보면 장애인 비하 발언이었습니다.

[A씨 장애인 체육회 팀장]
"내가 본 케이스 중에 (비장애인 미혼 여성이 장애인과 결혼한 건) 너가 처음이야. 장애를 수용하는 데까지 남자가 개 진상을 피더라고 주로 보면... 그런 케이스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너가) 왜 장애인 하고 결혼했지?"

정 씨와 함께 입사한 김 모 씨도 A 팀장에게서 모욕을 당했다고 호소했습니다.

지난해 3월 업무 회의 시간에, A 팀장이 갑자기 마이크를 건네며 말을 해보라고 시켰다는 겁니다.

김 씨는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그때 갑자기 '수화하지 말고 음성으로 얘기해' 이렇게 얘기하시는 거예요. 근데 전 농인이잖아요. 제 입장에선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거든요."

연차 휴가 사용도 제동이 걸리기 일쑤였습니다.

[A씨 장애인 체육회 팀장]
“야 12월 마지막 주에 다 제끼고 나면 그러면 누가 남아 있어? 만약에 그 기간에 감사라도 하고 업무라도 들어오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그런데 이 팀장, 자신은 2016년에 연차도 안 내고 2주 동안 미국으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무단 결근인데 별다른 징계도 받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장애인을 비하한 적 없고 농아인에게 말을 해보라고 시킨 건 그 사람이 말을 할 수 있게 돕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해당 체육회는 지난 4월 A 팀장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체육회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내려진 정직이 무슨 처벌이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인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