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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직원 월급도 압류돼"…벼랑 끝 몰린 자영업

[투데이 현장] "직원 월급도 압류돼"…벼랑 끝 몰린 자영업
입력 2020-09-14 07:35 | 수정 2020-09-1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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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거리두기를 완화한 건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인데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극심한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노래방을 포함해 11개 업종은 계속 영업정지라, 어두운 터널이 언제 끝날지 한숨만 나옵니다.

    정동욱 기자가 이분들 목소리를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불꺼진 컴퓨터들 사이에 침대가 놓여 있습니다.

    봉투에 담긴 가재 도구들이 쌓여있고, 컴컴한 PC방 복도엔 애완용 햄스터가 웅크리고 있습니다.

    PC방 운영이 중단되면서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살던 집의 보증금까지 빼서 임시로 이사한 것입니다.

    "지금은 잠시 여기에서 일단은…"

    임대료와 대출 이자 등 이 PC방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돈은 매달 2400만원입니다.

    개업 6개월차였던 지난 1월 드디어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심화되면서 매출은 반토막 났습니다.

    영업이 중단된 지난달 매출은 8백만원도 채되지 않습니다.

    수시로 소독을 하고 공기 정화기에 투명 칸막이까지 갖췄지만 '고위험시설'이라는 낙인 앞에 예외는 없었습니다.

    잠시나마 꿨던 대박의 꿈은 1년만에 수억원의 빚으로 돌아왔습니다.

    밀린 알바비를 주려고 따로 남겨뒀던 통장은 이달 초 국민 연금 미납으로 압류됐습니다.

    [PC방 업주]
    "이 시국에 압류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이가 없었던 거죠. 인건비라도 챙겨주려고 어렵게 어렵게 부모님한테 돈을 받아서 줄려고 했는데…"

    업주들은 임대료라도 건지기 위해, 배달과 대여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만화방은 최근 손님이 급감하자 배달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10권이어서 만원입니다. 배달료는 따로 없고요."

    전화나 SNS로 주문하면 직접 배달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박병은/만화방 운영]
    "(손해를 메우기 위해서) 손님들한테 직접 배달을 해드리고 그걸 계기로 저희가 홍보도 하고 있습니다."

    게임 소리가 멈춘 PC방은 분식집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튀김 같은 분식부터, 간단한 도시락에 찌개까지 메뉴만 수십 가지 입니다.

    매일 평균 매출은 30만원 이상.

    1인분도 배달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주효했습니다.

    "띵동~배달의 민족 주문!"

    창업한지 고작 두달 반만에, 80대가 넘는 최신형 PC가 놀게되자 부업인 음식 조리가 주업이 된겁니다.

    [박윤옥/PC방 운영]
    "냉동 식품부터 시작해서 다양하게 이미 사입한 제품들을 소진을 해야 저희가 손해를 조금이라도 덜보게 되고 쉬는 동안에 마냥 놀 수는 없잖아요."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편성하고 291만명에 달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최대 2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업주들 사이에선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신촌의 한 코인노래방,

    화려한 간판 대신 피해를 호소하는 현수막을 붙여놓았습니다.

    손님 없는 어두컴컴한 방엔 노래 책이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영업을 멈춘 코인 노래방 내부입니다.

    폐업 후 노래방 기계는 처분됐고 지금은 팔리지 않은 모니터와 마이크만 남아있습니다.

    "저것도 제가 붙였고, 이 간판 디자인에 마이크 디자인도 제가…"

    지난 5월 22일부터 50일 동안 내려진 집합 금지명령으로 이 노래방이 손해를 본 금액은 매출을 빼고도 천만원 이상입니다.

    잠시 문을 연 7월, 평소 30~40만원 수준이던 하루 매출은 3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500원을 넣고 단 1곡만 불러도 30분 동안 방을 비우도록 한 강화된 방역 방침이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지난달 또다시 내려진 영업 중단 조치는 폐업에 결정적 원인이 됐습니다.

    폐업을 했지만 임대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3월까지 대출 이자와 임대료, 저작권료, 시설 철거비용 등 사장이 추가로 낼 빚만 3천만원이 넘습니다.

    [박진실/코인노래방 사장]
    "2백만원 해준다고 하는데, 2백만원으로는 지금까지 밀린 전기세도 못 내요. 모든 희생을 저희가 다 감수하라고 하는데 감수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고 어쩔 수 없이 폐업을 하게 됐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따라 자영업자들은 다소 시름을 덜게됐지만 주 고객인 청소년의 출입이 금지된 PC방과 이번 조치에도 영업 중단을 유지해야 하는 노래방 등의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정동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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