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을왕리 음주사고' 운전자 구속…"도주 우려"

◀ 앵커 ▶

만취한 채 중앙선을 침범해 운전하다 치킨집 사장을 숨지게 한 벤츠 운전자가 어젯밤 구속됐습니다.

MBC가 입수한 CC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9시에 횟집이 문을 닫자 해수욕장 인근에 방을 잡아 2차 술자리를 가졌고, 이후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들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는 글이 사흘만에 5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고 있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을왕리 음주사고 가해자가 구속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입을 굳게 다문 채 법정으로 향했습니다.

[가해 차량 운전자]
(피해자 유가족한테 하고 싶은 말 없으세요?)
"…"
(죄송하다는 생각 안 드십니까?)
"…"

인천지방법원은 7시간에 걸친 심사 끝에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어젯밤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운전자 측이 건강에 문제가 있다며 불구속 수사를 요청했다고 알려졌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운전자와 동승자의 사고 직전 행적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 직전인 지난 9일 0시 50분쯤, 건물을 빠져나온 가해 여성이 주차장에 주차된 벤츠 승용차로 성큼성큼 다가갑니다.

손잡이를 당기지만 운전석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잠시 뒤 뒤따라온 동승자 남성이 차량 리모콘으로 문을 열어주자, 운전석 문이 열리고 남녀가 나란히 차에 오릅니다.

차량은 약 1분 가량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잠시 뒤 후진을 해 주차장을 빠져나갑니다.

골목을 나와 이곳 큰길로 접어든 가해 차량은 불과 1분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중앙선을 넘어 사고를 냈습니다.

이들은 전날 저녁, 서로 알고 지내던 다른 남녀 2명과 함께 만났습니다.

밤 9시까지 을왕리 바닷가 앞 횟집에서 술을 먹던 중 식당이 문을 닫자 근처 편의점에서 술을 샀습니다.

[편의점 관계자]
"(밤) 9시쯤이에요, 9시. 안주류랑 술 종류…"

그리고 인근 숙박업소에서 다시 2차 술자리가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4시간쯤 지났을 무렵, 갑자기 숙소가 소란스러워졌다고 합니다.

[숙박업소 관계자]
"싸우셔서 두 분(가해자들)이 나가시고, 이후에 또 두 분이 바로 나가셨어요. 뒷분들(일행은) 오셔서 '택시 불러달라'고 하셔서…"

일행 사이에 한바탕 싸움이 벌어진 뒤 사고 운전자는 만취한 채 '집에 가겠다'며 숙소를 나왔고, 동승자 남성이 따라나와 귀갓길에 나선 지 5분도 채 안 돼서 이들은 한 가장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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