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가슴 아프고 충격적이었습니다.
엄마 없이 초등학생 형제끼리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불길에 갇힌 사건.
엄마는 그 전날부터 집에 없었다고 합니다.
돌봄교실도 거부했습니다.
2년 전부터 경찰, 검찰, 법원에까지 아이들이 위험하다는 신고가 들어갔다는데 어떻게 대응했기에 이런 결말인지요.
임상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빌라 2층 창문에서 희뿌연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뜨거운 불길에 창문 덮개는 녹아버렸습니다.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10살과 8살 형제가 직접 라면을 끓여먹다 화재가 난 현장입니다.
불이 나자 형이 '살려달라'며 직접 119에 전화를 걸었고 소방당국은 위치 추적 끝에 신고 5분 뒤에 현장에 도착해 진화에 나섰습니다.
인천시 조사에서 엄마는 불이 나기 전날부터 아이들만 집에 놔둔 채 외출을 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형제들은 이틀 동안 보호자도 없이 밤을 보내고 스스로 끼니를 해결해야 했던 겁니다.
[인천시 관계자]
"일요일에 모친이 나가가지고 월요일까지 안 들어온 거예요. 모(엄마)는 집에서 나와서 언니 집에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겼고…"
아이들에 대한 방치가 일상적이었을 거란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평소 집 내부 상태는 아이들이 생활하기 힘들 정도였다는 겁니다.
[이웃 주민]
"(집안에) 이불이고 다 널브러져 있었고 막… 화장실 안에도 옷이 그냥 세탁기에 안 들어가고, 들어갈 게 그냥 널브러져 있고…"
아이들이 중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된 뒤에야 집에 나타난 엄마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했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웃 주민]
"(엄마가) 울지도 않고 휴대전화 들고 왔다갔다하고 있어요. 내가 성질이 나서 '이 아줌마야, 지금 애들이 다 죽어가서 병원에 갔는데 병원에 안 가고 여기서 뭐하고 있냐'고 소리 질렀어…"
남편과 이혼한 뒤 아이들을 맡았던 엄마는 조건부 기초생활수급자로, 경찰 조사에서 지인을 만나기 위해 집을 비웠다고 진술했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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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임상재
[단독] 어린 두 아들 집에 두고…엄마는 전날부터 없었다
[단독] 어린 두 아들 집에 두고…엄마는 전날부터 없었다
입력
2020-09-18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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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9-18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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