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분양 공고에 나와있는 특별한 조건 때문에 오피스텔을 더 비싸게 계약을 했는데, 막상 입주하려고 보니 전혀 다른 집이 지어져 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계약자들은 입주도 못한 채 분양 사기 피해를 주장하며 집단 소송에 나섰습니다.
김유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올 초 준공된 400여 세대의 한 오피스텔입니다.
3년 전 A 씨는 '특별한 조건' 때문에 꼭대기층인 18층을 분양 계약했습니다.
꼭대기층만 복층인데 별도 출입문에 층이 분리돼 있어 각각 다른 세대가 살 수 있단 조건에 끌려 훨씬 더 많은 돈을 주고 집을 산 겁니다.
하지만 완공된 모습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두 개 층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내부계단을 통한 다락방 형식의 복층 구조일 뿐 위층 출입문도 아예 없었습니다.
2m가 넘는다던 천장은 머리가 닿을 만큼 낮았고, 약속한 테라스와 빌트인 설계도 없었습니다.
꼭대기층의 입주예정자 36명 모두가 같은 상황.
A 씨 등이 계약 해제를 요구하자, 이번에도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사이 변경된 시행사가 계약 해제를 해 줄수 없다며 내민 서류에 '시공상 차이에 따른 문제가 생겨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겠다'며 계약자들의 도장이 찍혀있던 겁니다.
A 씨 등은 처음 보는 서류고 도장을 찍은 적도 없다며 날조된 서류라고 주장했습니다.
[사기 분양 피해자]
"문제삼지 않겠다고 하는 서류에 (저희) 도장이 찍혀있었어요. 저희 수분양자들은 아무도 그 서류에 대해서 알지도 못했고 존재 여부 자체를 몰랐어요."
원래대로라면 5월엔 입주를 했어야 했지만 입주는 커녕 대출금 연체까지 시달리고 있습니다.
[사기 분양 피해자]
"(대출금을 못 갚으니) 아버지, 어머니가 가지고 계신 신용카드가 정지가 됐어요. 그런데 저희는 피해자인데 그게(신용카드) 또 정지되니까 너무 불편한 거예요."
계속되는 계약 해제 요구에 시행사는 '계약금을 포기하면 해제해주겠다'는 조건을 달았고, 지친 고령의 계약자 일부는 결국 손해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참다 못한 A 씨 등 14명은 사기 분양 피해를 호소하며 신탁사 등 4곳을 상대로 최근 법원에 계약 해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MBC뉴스 김유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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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김유나
분양 공고와 다른 오피스텔인데…"계약해제 불가"
분양 공고와 다른 오피스텔인데…"계약해제 불가"
입력
2020-09-24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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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9-24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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