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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Z세대' 사로잡은 핼러윈데이…이유는?

[투데이 현장] 'Z세대' 사로잡은 핼러윈데이…이유는?
입력 2020-11-02 07:37 | 수정 2020-11-0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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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10월의 마지막 날은 서양의 명절 핼러윈 데이입니다.

    남의 나라 귀신 행사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지금은 핼러윈이란 말이 국어사전에 올라 있을 만큼 많이 기까워졌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날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이른바 Z세대, 젊은 층들의 참여 열기가 뜨겁습니다.

    핼러윈 문화가 언제부터 확산됐고, 인기를 끄는 비결은 뭔지, 정동욱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한국 핼러윈의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서울 이태원 거리,

    엄마 손을 잡고 나온 꼬마부터, 기괴한 복장을 한 젊은이들까지 거리가 가득 찼습니다.

    [배은채]
    "핼러윈 유래는 잘 모르는 데, 그냥 즐기려.."

    [제시]
    "프랑스인이어서 핼러윈의 역사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핼러윈 축제를 즐기는 건 좋아합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문을 닫은 클럽 대신 식당과 상점 앞엔 긴 줄이 늘어섰고,

    사람들은 저마다 독특한 분장을 뽐내며 핼러윈 분위기에 푹 빠졌습니다.

    [고연우]
    "어렸을 때 학교 괴담이나 그런 것들 공포 만화 이런 거 보고 자라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 데 거부감도 없고 오히려 즐기는 그런게 있죠."

    핼러윈 데이를 콘셉트으로 한 레스토랑도 인기입니다.

    유령 가면과 마녀와 해골 모양의 장식품까지,기괴한 소품들이 가득합니다.

    주방에선 해골 모양의 계란프라이를 올린 김치 볶음밥과

    관 모양 장식의 파스타, 유령 장식이 된 샐러드 만들기가 한창입니다.

    스테이크 위에 무심한 듯 올려진 손가락 모양 쿠키는 마치 실제 손가락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지은/고객]
    "다른 식당에서 보기 힘든 그런 비주얼의 콘셉트이니까 오히려 신선하고 더 좋은 것 같아요."

    재밌는 가면을 쓰고 핼러윈 데이의 느낌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있습니다.

    [최민준/핼러윈 콘셉트 음식점 대표]
    "단순히 먹는 재미보다는 보는 재미도 같이 즐기는 재미가 있어서 손님들이 더 많이 기억에 오래 남게 되는 것 같고요."

    대형 놀이공원도 젊은 층 고객을 겨냥해 좀비를 주제로, 다양한 핼러윈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핼러윈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성에서 좀비 연기자들이 펼치는 공연을 즐기고,

    영화 세트장 같은 포토존에서 인증샷도 남기며 스릴을 즐깁니다.

    고대 아일랜드 켈트족이 귀신을 쫓는 의식을 벌인 데서 유래된 핼러윈데이는,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19세기 중반 미국에 정착하면서,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습니다.

    미국에서는 경제적 효과가 우리 돈 10조원이 넘을 정도로 활발한 축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trick or treat~"
    (과자를 안 주면 장난칠 거에요.)

    우리나라에서는 조기 영어 교육이 일반화 된 2천년대 이후 영어 학원을 중심으로 핼러윈이 확산됐습니다.

    핼러윈 데이를 맞아 선생님과 수강생들이 함께 파티를 벌입니다.

    핼러윈데이의 기원을 설명하면서 어려운 영어와의 거리를 좁히는 수업입니다.

    [이주화/영어학원 원장]
    "상당히 도움이 많이되죠. 일단 영어에 대한 영어는 아이들이 좀 어렵게만 생각을 하는 데 조금 쉽게 쉽고 즐겁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 그런 점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것 같습니다."

    초등학생들에게 '초통령'이라 불릴 정도로 귀신을 주제로 한 호러애니메이션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서양의 귀신 부터, 한국의 전통 귀신과 상상 속 귀신까지 다양한 귀신들이 만화 속에서 선보이는 데,

    서양 귀신인 좀비나 드라큐라 대신 한국 고유의 캐릭터를 살린 핼러윈 데이 문화도 보급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석종서/'신비아파트' 제작사 국장]
    "(핼러윈 데이처럼) 공포라는 장르 자체가 아이들한테 그렇게 어색하거나 무섭게 다가만가는 것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들도 또한 어렸을 때 전설의 고향같은 드라마를 보면서 무섭지만 되게 즐겁게 봤던 그런 기억도 있었고"

    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이른바 Z세대 젊은이에겐 핼러윈 데이가 제2의 크리스마스로 통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 고향 부모님과의 교류에 중심을 두고,

    크리스마스가 가족 단위 또는 연인들의 행사로 인식되는 데 비해,

    핼러윈 데이는 혼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점입니다.

    특히, SNS와 인증샷 문화에 익숙한 젊은 층에게 핼러윈 분장을 통해 자기 개성을 표출한다는 점이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간다는 분석입니다.

    [하재근/대중문화평론가]
    "젊은이들이 굉장히 억눌린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마음껏 일탈하면서 해방감을 느낄 만한 계기가 별로 없었던 거에요. 그럴 때 외래 문화 핼러윈이 그 출구를 제공해줬고..."

    젊은이들에게 이미 늦가을 축제로, 또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은 핼러윈.

    외래 문화란 비판을 넘어 코로나 확산 우려를 없애고 질서있는 놀이 문화로 안착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정동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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