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아르바이트 하며 가수를 꿈꾸던 20대 여성이 몇 달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유가족이 성폭력 피해를 비관해 숨진 거라며 남자친구를 가해자로 지목했습니다.
가수 겸 작곡가이며 유명 아이돌 그룹 음반 작업에도 참여했다는 인물인데 술에 약을 타서 먹이고 정신을 잃은 사이 동영상까지 찍었다는 피해자 측 증언과 문자 메시지가 나온 겁니다.
지목된 당사자는 일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27살 여성 송 모씨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고통받았다"는 유서를 남겼습니다.
송 씨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밴드 활동을 하던 가수 지망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송 씨 아버지는 숨진 딸의 휴대전화에서 뜻 밖의 대화를 발견했습니다.
숨지기 두 달 전, "술에 약을 탔다", "나한테 더 못할 짓 한 걸 뒤늦게 알았다. 아무 것도 못하겠고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고 지인에게 호소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송 씨가 지목한 가해자는 한 때 사귀던 가수이자 작곡가인 A 씨.
기타리스트 출신으로 최근엔 유명 아이돌 그룹의 음반 작업에도 참여한 인물입니다.
송 씨의 지인들은 둘이 교제하던 시기에 "A 씨가 불법 촬영과 성폭력을 당했다"고 털어놨다고 밝혔습니다.
[故 송 모 씨 지인]
"양주 한 모금 정도 마셨는데, 거품을 물고 자기가 쓰러졌다는 거예요. 자기가 기억을 잃고 침대에 옷을, 다 나체로 벗은 상태로 누워있었고, (남자친구가) 동영상을 찍었다고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심지어 송 씨가, A 씨가 보낸 불법 촬영 영상을 보고 고통스러워 했다는 게 지인들의 얘기입니다.
이를 알게 된 송 씨의 아버지는 A 씨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故 송 모 씨 아버지]
"성관계 동영상·사진을 찍어서 딸한테 보내고…참으로 내가 알지 못하던 그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속출될 때마다…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아픕니다."
이에 대해 A 씨 변호인은 "고발인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A 씨는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비난 받을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A 씨를 성폭력범죄처벌법과 강간치상 혐의로 형사 입건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A 씨의 휴대전화과 컴퓨터 등에 대한 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A 씨는 취재진에게 보낸 문자에서 "제가 기억하는 한, 제가 가지고 있는 여러 기록 상 그런 일은 없었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제하던 시점에서 대략 반년 후 느닷없이 꺼낸 이야기들은 사실이 아니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자신이 누구보다 협조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경찰은 범죄 혐의 여부를 밝히기 위해 이 달 안으로 A 씨를 소환하기로 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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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김건휘
어느 가수지망생의 죽음…유명 가수가 불법 촬영?
어느 가수지망생의 죽음…유명 가수가 불법 촬영?
입력
2020-11-04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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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11-0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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