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수많은 흑역사를 쓴 국정원, 지난 정부 땐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불법적으로 사찰했었죠.
그런데 국정원이, 사찰당한 사람이 사찰 파일을 달라고 요청하면 주겠다고,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예를 들어 봉준호 감독이 "내 사찰 파일 달라"고 하면 준다는 겁니다.
나세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등을 포함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국정원.
당시 불법 사찰은 종교계와 야권 인사를 가리지 않았고 약점을 잡기 위한 미행과 해킹도 자행했습니다.
관련 내용들은 서버에 저장된 뒤 국정원의 여론 공작에 쓰였습니다.
실제 지난 2월 MBC가 보도한 일부 사찰 문건에는 "증거제시가 어려운 '설'은 인터넷에 적극 유포"한다고도 돼 있었습니다.
국정원은 앞으로 당사자가 사찰 정보 공개를 청구하면 심사를 거쳐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국정원 사찰 정보의 공개 길이 열린 겁니다.
[김남주 변호사/'내놔라 내파일' 시민행동]
"국정원이 '뺏어갈테면 뺏어가보라'는 태도로 뭉개고 있었다. 공개하겠다는 입장은 매우 바람직하고 전향적이다…"
앞서 3년 전 사찰 피해자 등 9백여 명의 정부공개 청구는 모두 거부됐었습니다.
계기는 지난주 대법원 판결입니다.
법원은 사찰 정보가 "국가안보에 관련돼 있다"며 공개를 거부한 국정원의 처분이 잘못이며 "해당 정보는 국가 안보나 국정원 직무와도 관련 없다"고 한 원심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국정원은 대표로 소송을 제기한 곽노현 전 교육감 등에 보관 중인 사찰 문건 34건을 발송했습니다.
[곽노현/전 서울시 교육감]
"도대체 어떻게 어떤 내용으로 저한테 심리전을 수행했을까. 우리집 앞에 시위대가 몰려와서 출근 저지 시위 하고 그랬거든요."
하지만, 국정원은 사찰 문건 역시 공공기록물이라며 즉각 폐기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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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나세웅
봉준호 사찰 파일 열리나?…국정원 "요청 시 공개"
봉준호 사찰 파일 열리나?…국정원 "요청 시 공개"
입력
2020-11-19 06:39
|
수정 2020-11-1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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