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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반려인구 1500만 시대…꼬이는 '반려견 놀이터'

[투데이 현장] 반려인구 1500만 시대…꼬이는 '반려견 놀이터'
입력 2020-11-30 07:36 | 수정 2020-11-3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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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애견카페다 애견유치원이다 애완동물 관련 시설이 늘고는 있지만 정작 반려동물이 마음껏 뛰놀게 할 공간은 아직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반려동물들을 위한 놀이터를 설치하고 있는데, 이 정책을 두고 인근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일인지, 투데이 현장, 오늘은 정동욱 기자가 반려동물 놀이터를 둘러봤습니다.

    ◀ 리포트 ▶

    스타급 연예인들이 타는 대형 밴이 멈춰서자, 견주가 반려견을 데리고 나옵니다.

    "(가자 가자.) 이리 와."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반려견들이 도착한 곳은 애견 유치원.

    반려견들이 어울려 놀면서 행동 발달 훈련도 받을 수 있습니다.

    [조이안/견주]
    "항상 영상을 보내주시거든요, 견주들한테. 밥 식사 문제 그런 게 다 해결되니까 아침 점심 저녁 동영상을 보내주시고…"

    교사 한 명이 돌보는 강아지의 숫자는 평균 10마리, 기본예절 교육과 대소변 가리기, 분리 불안 방지 등 교육 과목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런 반려견들은 극소수일 뿐.

    대부분 반려견들은 하루 종일 집 안에 갇힌 채 산책 한번 할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이상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2020.1.28 뉴스데스크]
    "연립주택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한 건… LP가스 고무호스에는 군데군데 물어뜯은 자국이 발견됐습니다."

    군데군데 물어뜯은 자국이 발견됐습니다.

    주인이 시간을 마련해 산책을 시키려 해도 마땅히 반려견이 뛰어놀 공간을 찾기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월드컵공원에 조성한 반려견 놀이터입니다.

    펜스와 간단한 놀이 기구만 갖췄는데도 하루에 100여 명이 넘는 견주가 몰립니다.

    외부와 분리된 공간에서 목줄 착용 없이 뛰어놀게 할 수 있고, 일반 시민들도 개 물림 사고의 위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공근혁/견주]
    "집에만 있으면 짖는 것도 많이 짖고 하는데 반려견 놀이터 와서 이제 재미나게 30분이나 1시간씩 뛰고 들어가면…"

    반려견 놀이터가 인기를 끌면서 서울시는 지난해 25개 자치구 모두에 오는 2022년까지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반려견 놀이터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겁니다.

    [전재호/서울시 주무관]
    "문제 행동이 개선되며 다른 개나 사람에 대한 공격성이 줄어듭니다. 비 반려인과 다툼의 소지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그런데, 정작 놀이터를 만들려고 하자 지역 주민들이 반대했습니다.

    이달 초, 서울 동대문구에 개장했던 반려견 놀이터.

    시설물은 철거됐고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개 짖는 소음과 배설물 문제를 지적하며 놀이터 건너편 입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자, 개장한 지 사흘 만에 문을 닫은 겁니다.

    [인근 주민]
    "밤낮으로 개들이 시끄럽고 그러니까 주민들이 반대하죠. 처음부터 물어보지도 않았나 봐요."

    [인근 주민]
    "주택 단지에서 안 만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좀 그렇죠. 아무래도 주민들 입장에서는…"

    주택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지금까지 서울시가 조성한 반려견 놀이터는 6곳뿐.

    하루 최대, 반려견 1천 마리 정도를 수용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민원이 적은 대규모 공원이나 한강 둔치에 설치돼 접근성마저 떨어집니다.

    때문에 반려견주들은 가깝고 이용이 편한 펫카페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이곳도 갈등을 빚고 있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펫카페 인근 주민]
    "말도 못했죠. 시끄러웠죠. 밤에 근무하고 낮에 자는 사람들한테는 굉장히 예민한 거죠."

    펫카페의 경우 개 짖는 소리나 배설문 처리 문제 등 특별한 관리 규정이 없다는 점 때문에 인근 주민과 갈등이 생겨도 해결이 어렵습니다.

    반려견 놀이시설이 자리 잡으려면 촘촘한 관련 규정이 마련되는 것과 함께 반려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광일/펫문화 연구소장]
    "(반려견) 놀이터가 들어오면 우리 집값이 떨어져, 그런 인식의 차이. 반려인들이 스스로가 참여 의식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주변에 떨어진 배설물을 줍는 운동을 한다든지…"

    전국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591만 가구, 1500만여 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양육을 억제할 수 없다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MBC 뉴스 정동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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