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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도 쉬어 가는데"…하루 '14시간' 일한다

"기계도 쉬어 가는데"…하루 '14시간' 일한다
입력 2020-12-02 07:27 | 수정 2020-12-0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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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죽도록 일한다는 게 이런 걸까요.

    일을 하다 갑자기 쓰러져 숨진 택배 노동자가 올해 파악된 것만 14명인데요,

    실상이 어떤지 조사해 봤더니, 추석 같은 성수기엔 하루 14시간 이상, 일주일에 6일간, 밥도 잘못 먹으면서, 2분에 택배 1개 꼴로 배달하며 일한다고 합니다.

    조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택배노동자 48살 김원종 씨는 매일 아침 6시 반 집을 나서 밤 10시가 넘어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러던 지난 10월 8일, 김 씨는 일을 하다 갑자기 쓰러졌고, 곧 숨졌습니다.

    택배 물량이 쏟아진 추석연휴 직후였습니다.

    [김삼영/故 김원종 씨 아버지]
    "사고나는 날 아침에 (하는 말이) '아빠 어제보다 더 늦을거야' 기계도 가다 보면 고장도 나고 쉬고 하는데 하물며 인간인데 밥먹을 시간도 없이…"

    이와 유사한 죽음들의 원인이 극심한 과로라는 것은 명백해 보였지만 입증은 어려웠습니다.

    고용노동부가 국내 주요 택배 회사 4곳의 택배기사 1천 800명을 조사했더니, 추석 명절 등 성수기 땐 10시간 이상이 기본이고, 10명 중 4명은 14시간 이상을 일했습니다.

    성수기엔 대부분 주 6일을 일했고, 10명 중 1명 이상이 하루도 쉬지 못하고 주 7일을 택배를 날랐습니다.

    하루 배송 물량은 350에서 400개, 14시간을 일한다고 하면 2분에 한 개를 배송해야 하는 셈입니다.

    그러다보니 10명 중 4명은 일주일에 점심을 먹는 날이 하루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점심을 먹는다고 해도 상당수가 택배 차량 안에서 때우고 있었습니다.

    [김경환/택배노동자]
    "거의 추석 때는 끼니를 잘 못챙기는 게 현실입니다."

    노동 환경도 위험했습니다.

    지역 물류센터에선 컨베이어 벨트에 안전 장치가 없거나 지게차들이 다니는 곳에 보행 통로조차 없는 위반 사항만 126건이 적발됐습니다.

    [김경환/택배노동자]
    "지게차 가는 길, 차량이 가는 길,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이 구분돼 있지 않거든요. 위험해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가끔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택배회사가 택배기사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건강진단도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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