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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일에 막말·성추행…청년 인턴 "절망 일자리"

잡일에 막말·성추행…청년 인턴 "절망 일자리"
입력 2020-12-10 07:33 | 수정 2020-12-1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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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19로 취업이 어렵다보니 각 지자체마다 나랏돈으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희망 일자리' 사업입니다.

    그런데 경기도 파주시의 한 공공기관에서 20대 청년들을 뽑아놓고는 각종 잡일을 떠넘기고, 모욕적인 말까지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신수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파주시의 한 건물.

    '도시 재생'이라는 이름으로 10년 넘게 방치된 건물의 리모델링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땀을 흘린 사람들은 건설업체 인부가 아니라 파주시 도시재생 지원센터가 선발한 '청년 인턴'들입니다.

    건물 바닥에 화학 코팅제를 바르는 일까지 맡았습니다.

    [청년인턴 A]
    "그 3M 마스크를 끼고 했는데 다 어지럼증을 너무 심하게 호소해서, 바깥에서 30분 동안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어요."

    파주시 도시재생 지원센터는 지난 7월, 5개월 계약으로 만 18세부터 39세까지 '청년 인턴' 10여명을 뽑았습니다.

    주 5일 8시간 근무에 최저 시급, 자격 요건은 '컴퓨터 활용 능력 우수자'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출근을 해보니 인터넷 연결조차 제대로 안 됐다고 합니다.

    [청년인턴 A]
    "노트북도 인터넷이 안 돼요. 원래 저희가 저희 핫스팟(모바일 인터넷)으로 쓰고 있다가 핫스팟을 너무 많이 쓰니까 핸드폰 요금이 너무 많이 나오는 거예요."

    기본적인 사무는 물론 상권 분석 시스템 구축 같은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부터 마을 담장에 벽화 칠하기 같은 몸으로 때우는 일까지.

    시키는 일은 뭐든지 해내야 했습니다.

    [청년인턴 C]
    "그냥 '잡부' 같았어요. 또? 왜? 왜 우리만 가야 돼? 그거에 항상 답은 '청년인턴이니까' 그냥 나이 어린 게 죄지 뭐…"

    심지어 센터장은 도시재생 강연을 한다며 청년 인턴들을 모아놓고 모욕적인 말까지 서슴치 않았다는 게 인턴들의 증언입니다.

    "(센터장 말이) '솔직히 여기 있는 청년인턴들, 내가 봤을 때 너네 도시에 나가면 경쟁력이 있을 것 같냐, 한 명도 없다. 어디 좋은 회사 못 들어갈 것 같다…'"

    이 센터장은 올 해 초엔 또 다른 20대 임시직 여성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가 징계를 받았습니다.

    [피해자]
    "'오늘 예쁘네요' 하면서 제 어깨 옆에 팔뚝을 이렇게 잡으면서, 같이 엘리베이터에 들어갔어요. 저녁을 먹기 전에도 어깨동무하고 '저기 나중에 밥 먹으러 가자…'"

    센터 측은 '청년 인턴'은 여러 희망 일자리 중에서 모든 업무를 지원하는 일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파주시는 '시행 착오'라고 해명했습니다.

    파주시는 문제가 된 센터장에 대해선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징계위원회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대기 발령중인 센터장은 "할 말이 없다"는 입장만 전해왔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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